[WWEF]“진짜 장애는 상상하지 않는 것”…호응 뜨거웠던 포럼
by송이라 기자
2015.10.20 17:35:27
행사장 500석 만석…청중들 인산인해
“짓눌린 마음이 진짜 장애, 멀린스 말에 열정 되새겨”
"여성 참여자가 더 많은점 아쉬워" 지적도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일 서울 서초구 올림픽대로 세빛섬에서 열린 ‘제 4회 세계여성경제포럼(WWEF2015)’를 찾은 참석자들이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에이미 멀린스의 특별 대담을 경청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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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이라 한정선 김성훈 기자] 올해로 네번째인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5)은 공감과 치유의 장(場)이었다. 두 다리가 없이 태어나 육상선수이자 모델 겸 배우로 활동 중인 에이미 멀린스가 기조연설자로 나서자 모두가 숨죽였고, 각계각층의 성공한 여성들이 참여한 각 세션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소통의 리더십, 여성 DNA가 미래를 바꾼다’라는 주제답게 강연자와 관객들이 하나 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500여석의 자리는 시작 전부터 가득 찼고, 자리를 잡지 못한 참가자들은 행사장 뒤편에 서서 연사 한 명 한 명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장애로 인해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고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한 에이미 멀린스와 조윤선 전 장관의 대담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대한민국 메이크업계 대명사인 정샘물 정샘물인스퍼레이션 대표는 “평소에 에이미 멀린스에 관한 소식은 늘 스크랩해서 봤는데 실제로 보고 강연을 들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정미섭 오산 컨벤션 웨딩홀 대표는 “에이미는 평소 내 롤모델”이라며 “짓눌린 마음, 희망이 없는 상태가 진짜 장애라는 말에 다시 한 번 열정과 용기가 샘솟았다”고 말했다.
각계를 대표하는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소통의 장이 마련된 것을 반겼다. 신한은행 내 첫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은 “우리가 좀 더 앞서 나갔다면 후배들이 우리의 길을 따라올 수 있게 좋은 멘토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여성들이 세계로 나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명숙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여성 전문가들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라 매우 반갑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여성 전문가들이 안에서만 머물지 말고 바깥으로 활동을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객들은 마지막 세션까지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스타 강사 김창옥 휴먼컴퍼니 대표가 “처음에는 예쁜 여자가 사랑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남자들은 말을 예쁘게 하는 여성을 사랑한다”고 하자 좌중은 박수와 웃음소리로 들썩였다.
임혜미 오비맥주 대리는 “여성경제포럼이라는 주제라 딱딱한 이야기가 오갈 줄 알았는데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들으니 신선했다”며 “커리어나 성공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도진씨는 “친구들이 이런 행사가 있다고 해서 참여했다”며 “남자로서 살아가면서 여자들은 어떤 고민이 있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했는데 연사들의 관점과 이야기로 하여금 여성을 한층 더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포럼인 만큼 일과 가정에 대한 고민은 빠지지 않았다. 많은 워킹맘 참가자들은 수년째 자원해 세계여성경제포럼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효현 한국컨텍 산업협회 팀장은 “지난해 받은 동기부여를 이어가기 위해 2년째 참석하고 있다”며 “두 아이의 엄마로 일하는 여성으로서 이 포럼이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 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나침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 작품을 전시한 이상미 갤러리씨씨 디렉터는 “전 세계적인 멘토와 멘티들이 모이는 자리에 참여하니 그들이 가진 확고한 삶의 기준을 볼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며 “예술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역동적인 행사에 예술작품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생각해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많은 참가자들은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며 행사장을 나섰다. 회사원 이현주씨는 “심재명 명필름 공동대표가 ‘나는 영화계에서 이렇게 성공했다’고 노하우를 얘기할 줄 알았는데 성공이 아닌 행복을 쫓으라고 해서 의외였다”며 “스스로 무언가를 생각해야지 안 그러면 여기서 멈추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포럼에 더 많은 남성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건의사항도 있었다. 시간선택제로 일하고 있는 주부 남정화씨는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늘어나야 한다는 김희정 장관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며 “아이는 부부가 함께 키운다는 것을 남자들도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 자리에 여성이 더 많은 것 같아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