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김 한국GM 사장, 돌연 사임…암참 회장에 전념(종합)

by신정은 기자
2017.07.03 18:32:37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이데일리 신정은 성세희 기자]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돌연 사임을 표명했다. 한국GM이 3년째 적자를 면치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과 판매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회사를 떠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앞으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상임 회장으로써 글로벌 리더십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은 제임스 김 사장 겸 CEO가 8월 31일부로 회사를 떠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월 CEO로 취임한 후 1년 반 만이다.

김 사장은 최근 미국 GM 본사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날 사임이 최종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미국GM 본사에서 임원이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오는 9월부터 한국GM의 경영 자문으로 활동하게 된다.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제임스 김 사장이 지난 2년간 한국GM에 기여한 공헌에 감사 드린다”며 “제임스 김 사장은 한국GM 재임기간 동안 회사의 내수판매 증대와 브랜드 강화, 고객 서비스 혁신을 쉼 없이 주도해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사임에는 판매 부진과 지지부진한 노사 협상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의 1~6월 판매실적은 27만89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줄었다. 판매 부진은 그대로 공장 가동률 저하로 이어져 군산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GM 노조는 중노위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GM의 최근 3년간 영업적자는 1조9718억원에 달해 노조와의 임금 협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김 사장은 지난달 30일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글로벌 GM은 현재 수익성과 사업 잠재력에 중점을 두고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올해 임금교섭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서 GM 내 회사의 입지가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한국GM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2013년 말부터 4년간 암참 회장으로 일해온 만큼 암참에 대한 애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GM 본사에서 한국GM의 입지가 불안해지면서 부담을 느낀 김 사장은 암참이 비상근에서 상근으로 바꾸고 5년 임기의 회장직을 제안하자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암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역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방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언급하면서 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전 암참 회장이자 이날 암참 이사장으로 선임된 제프리 존스 이사장은 “한미 양국이 격변기를 겪는 과정이므로 암참은 양국 정부 간 가교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라며 “김 회장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특수한 위치에 있으며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