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에 먹는 우지라면 어떤 맛?…삼양식품 팝업 가보니

by노희준 기자
2025.12.02 17:10:23

삼양식품, 신제품 우지라면 ''삼양1963'' 팝업 운영
추위에도 12시40분에 찾은 현장…30여명 북적여
"우지파동·라면 몰라도"...라면+텀블러 선물에 흐뭇
2일까지 5500명 방문 예정 "칼칼한 맛...비싸도 OK"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우지라면을 시식할 수 있고 텀블러도 준다고 해서 지인 4명하고 왔어요. 길거리에서 텀블러 채로 먹어야죠. 저도 예전 삼양라면은 못 먹어봤어요.”(신길동 거주 60대 주부 김씨)

삼양식품 ‘삼양1963’ 팝업스토어 입구 (사진=노희준 기자)
2일 오후 12시40분께 찾은 성수동 삼양식품 ‘삼양1963’ 팝업스토어(임시매장) 현장. 성수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임시매장 정문은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도 30여명 사람들로 북적였다. 김씨처럼 사전에 대기번호를 받았다가 차례가 돼 텀블러에 든 삼양1963 라면을 받으러 왔거나 이제 막 현장을 찾아 대기번호를 누르러 온 이들, 아예 네이버 사전 예약으로 매장 안에 들어가 삼양1963 라면을 시식할 방문자들이 뒤섞여 줄을 이뤘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4일까지 성수동 한 한식당을 빌려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지난달 초 출시한 신제품 라면 삼양1963을 알리기 위해서다. 삼양1963은 삼양식품이 우지파동으로 얼룩진 원조 삼양라면의 명예회복을 노리고 미진한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시처럼 우지(소기름)을 활용해 내놓은 신제품이다. 우지파동은 1989년 검찰이 식용 우지를 사용하던 삼양식품 등이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며 회사 대표 등을 잘못 구속 입건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삼양라면은 소비자 신뢰를 잃고 시장 입지가 급격히 축소됐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 중에 우지파동이나 우지라면 자체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방문객은 그보다는 팝업 행사나 텀블러 자체에 관심을 보였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왔다가 임시매장을 찾은 20살 한 여대생은 “지나가다가 줄이 긴 것을 보고 라면을 준다고 해서 방문했다”며 “대기한 시간은 2시간 정도”라고 말했다. 또다른 20대 여대생 김씨는 “미리 인터넷에서 라면과 텀블러를 준다는 행사 내용을 확인하고 왔다”면서 “우지라면은 잘 모른다”고 했다.



삼양식품 ‘삼양1963’ 팝업스토어 내부 (사진=노희준 기자)
팝업 현장을 이끈 사연은 다르지만, 외려 다양한 사연 덕분인지 전날까지 4300여명이 팝업 현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200명 한도로 받기 시작한 사전예약 일주일치 네이버 예약은 지난달 28일 오픈 5분만에 매진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오늘까지 약 55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날 현장 방문 웨이팅(대기)도 오후 1시에 마감됐는데 통상 오전 11시에 마감되는 것보다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삼양1963 라면맛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혼잡도 등을 고려해 하루 방문객을 사전 예약 200명, 현장 방문 800명 등 총 1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우지라면에 대한 방문객 평은 긍정적인 편이다. 30대 회사원 홍씨는 “육향이 강하게 나서 밥을 말아서 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면서 “풍미가 진하고 면이 꼬들꼬들한 거 같다”고 언급했다. 삼양라면은 사전 예약 고객에게 흰 쌀밥과 김치를 같이 제공하고 있다. 40대 회사원 고씨(女)는 “원래 라면 국물을 먹지 않지만 이 라면은 국물이 진해서 밥까지 말아서 먹었다”면서 “국물이 칼칼하고 시원하기도 해서 술을 먹지 않았지만 해장이 되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향후 선택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성남에서 미용업에 종사한다는 30대 한 여성은 “매운 것을 잘 못 먹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맵고 느끼함이 없는 거 같아서 좋았다”면서 “조금 비싸더라도 먹는 것이라 상관없다. 나중에 사먹을 거 같다”고 언급했다. 대형마트 기준 삼양1963은 1538원으로 기존 삼양라면(736원)보다 배 이상 비싸다.

삼양식품 ‘삼양1963’ 팝업스토어 현장 (사진=노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