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봉쇄 없는 '집단면역'…경제충격 완화에 도움될까

by김나경 기자
2020.05.11 19:17:11

경제활동 지속 불구…"글로벌 수요감소發 충격 못피해"
"他국가들과 차이 없어…최대 10% 역성장 할수도"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스웨덴의 방역정책이 경제 충격을 완화시키는데 효과를 냈을지 주목된다. 스웨덴은 인근 유럽 국가들이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세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봉쇄 대신 문을 열어두는 ‘집단 면역’을 택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요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다른 나라들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GDP 성장률이 10%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스웨덴이 이웃 국가 노르웨이나 핀란드와 달리 국경을 개방하고 자국 내 경제활동을 지속했지만 향후 경제적 타격은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장 경제지표로는 나타나지 않더라도 세계 공급망 붕괴 및 수요 감소 영향을 감안하면 장기적 타격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스웨덴의 단기 경제지표만 보면 집단 면역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인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5일 올해 1분기 GDP 기준 성장률이 지난해 4 분기 대비 0.3% 하락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같은 기간 유로존 GDP가 약 3.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그럼에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스웨덴 GDP가 6.1% 감소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Riksbank)도 올해 GDP가 7~10% 감소하고 실업률은 9~10.4%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웨덴의 제조업 위주 소규모 개방형 산업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의 경우 스웨덴 내수경제가 유지되더라도 다른 유럽 국가들의 수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크리스티나 니먼 한델스방켄 수석 경제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스웨덴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봉쇄령을 실시했다면 더 나빠졌을 수 있다”며 개방형 방역정책 덕분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경제 악화 속도가 더디고 1분기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월 어느 정도 경제활동이 유지돼 급작스러운 경제 악화는 피했다는 것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신용기능 유지에 무게를 두고 경제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스테판 잉베스 릭스방크 총재는 “스웨덴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좋을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성급한 전망을 경계했다. 그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고 국가마다 대처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

△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톨홀름의 식당에서 한 여성이 와인을 마시고 있다. 스웨덴은 봉쇄조치를 시행하지 않았지만 경제 타격을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