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 '인보사' 운명의 주말 맞는다

by노희준 기자
2020.04.09 17:32:45

이르면 미국시간 11일 FDA 통보 예상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임상재개 여부 결정
임상 재개시 코오롱생명과학 기사회생
임상 중단 해제 안 되면 경영상 어려움 가중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성분 뒤바뀜’ 논란으로 국내에서 품목허가가 취소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의 미국 임상 재개 여부가 이르면 내주 초에 결정된다. 치료제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950160)의 상장폐지 여부는 물론 판매를 맡은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회생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9일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미국 FDA는 이르면 오는 11일(미국시간)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임상 3상 재개 여부에 대한 입장을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에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통상 서류 접수 후 30일의 검토 기간을 거치는 FDA 규정에 따른 코오롱생명과학의 예측이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11일(미국시간) 임상 재개를 위해 FDA에서 요구했던 두번째 추가자료를 제출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5월 FDA에서 인보사 임상 3상 진행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FDA에 제출한 임상시험계획서(IND)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치료제의 주성분 중 하나가 종양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에서 관련 이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 취소를 당하는 등 코너에 몰렸고 그해 8월에 1차로 FDA에 자료를 제출해 임상 재개를 노렸다. 하지만 FDA는 한달 뒤에도 임상 중단을 해제하지 않으면서 2차로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FDA는 2차 보완자료 요구에서 임상 시험용 의약품의 구성성분에 대한 추가 특성 자료를 요구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는 신장세포의 특성에 관한 추가 자료”라며 “안정성 측면의 보완 자료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FDA는 다만, 연골유례 세포에서 신장유례 세포로 성분이 뒤바뀐 경위와 향후 조치사항 등 1차 보완요구에서 요청했던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FDA 임상 재개가 결정되면 국내 품목허가 취소와 각종 소송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사회생할 기회를 잡게 된다. 반면 이번에도 임상 중단 상태가 그대로 유지(Continue Clinical hold)된다면 경영상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에 대한 제품 수출 및 관련 기술수출건으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다국적 제약사 먼디파마 등 수출 상대방은 FDA 임상 재개 가능성을 고려해 아직 계약금 반환 요구 등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코오롱티슈진도 상폐 이슈도 불거질 전망이다. 이 회사는 성분 뒤바뀜 사유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상폐에 직면했다 지난해 10월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겨우 상장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 역시 FDA 결정을 보기 위해 개선기간을 부여했다는 평가다. 코오롱티슈진은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아 다른 이유로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다.

일각에선 유전자치료제의 가치 등을 고려해 FDA가 임상 과정에서 환자 사망 등 치명적인 안전성 문제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임상 중단을 유지한 채 재차 보완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상 컨설팅 업계의 한 대표는 “FDA가 추가 자료 보완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임상 계속 중단’을 넘어서는 다른 조치는 현실적으로 나오기 어렵다”며 “FDA 규정상으로도 중단된 임상을 강제 종료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바이오벤처의 한 대표는 “FDA가 강제로 취소하지 않더라도 지적 사항을 회사가 해소할 수 없다면 결국 회사가 스스로 임상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며 “임상 중단은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준비를 엉성하게 했다는 의미로 흔한 경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임상 중단이 계속되더라도 인보사가 실패하는 게 아니고 수출계약 등에서도 문제가 안 될 수 있다”며 “추가 보완자료 요구 등 관련 공문 내용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이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