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라더니…우버가 '자율주행車' 포기한 3가지 이유
by방성훈 기자
2020.12.08 22:00:00
①"당장 수익성 없다"…투자자들 매각 요구
②구글과 소송 등 각종 구설수 휘말려 부담
③테슬라·아마존…규모 경제 및 경쟁 심화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버가 자율주행자동차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공동창업자가 막대한 공을 들였고, 한 때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사업이었던 만큼 매각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버가 미래 먹거리를 포기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고, △기술유출 등 각종 스캔들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다 △테슬라, 구글 등과의 경쟁 심화가 꼽힌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우버는 이날 자율주행차 사업 부문인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그룹(ATG)을 스타트업인 ‘오로라(Aurora)’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율주행차는 우버의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유독 공을 들였던 사업이었다.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5년간 ATG에 투자한 금액만 10억달러를 웃돈다. 이처럼 적지 않은 돈을 쏟아부었던데다, 신(新)성장동력으로까지 여겼던 사업을 매각하게 된 이유를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자율주행차가 지금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는 사업이라는 점이 ATG 매각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우버 주주들은 그간 지속적인 투자를 하기엔 회사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ATG를 매각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캘러닉 전(前)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이끌 당시에만 해도 각별한 관심을 쏟았기에 구체적인 매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그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사업에 대한 추진력도 크게 약화했다. 캘러닉 전 CEO는 각종 스캔들에 휘말리며 지난 2017년 6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으로 온 다라 코스로우사히 CEO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며 경영구조를 개선해 왔다. 현재 그는 본연의 사업인 차량공유,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급성장한 식품 배달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핵심 사업인 차량공유 사업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자 사업을 둘러싼 각종 스캔들도 매각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17년 구글 자회사 웨이모가 우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우버는 웨이모에서 안쏘니 레반도스키라는 엔지니어를 데려왔는데, 그가 내부 기밀정보를 우버로 빼돌렸다고 웨이모는 주장했다. 우버는 구글에 적지 않은 배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듬해인 2018년엔 우버의 자율주행 트럭이 사람을 충격하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쟁력이 심화한 것도 사업 매각의 배경으로 꼽힌다. 자율주행차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온 구글의 웨이모는 닛산-르노, 피아트 크라이슬러,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등과 강력한 자율주행 연합전선을 이끌고 있다. 웨이모는 지난 3월 외부로부터 30억달러 투자금 조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 100만대 생산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도 지난 6월 12억달러를 투입해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죽스(Zoox)’를 인수해 로보택시 사업에 나섰다. 애플 역시 이 부문에 끊임없는 관심을 내비치고 있으며,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 또한 자율주행 기술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업계 구도가 규모의 경제에 따른 경쟁으로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우버 역시 생존을 위해서는 오로라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로라가 현대자동차, 바이튼, 폭스바겐 등으로부터, ATG가 도요타, 볼보등으로부터 각각 투자를 받은 만큼, 웨이모의 연합전선과 대립·경쟁 구도를 갖출 수 있다.
실제로 우버는 자율주행차 사업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사업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보긴 어렵다. 우선 우버는 자율주행차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대신 오로라에 4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26%를 확보하기로 했다.
또 도요타, 덴소,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와 우버 직원들도 추가로 14%를 보유하기로 했다. 우버와 관계가 있는 오로라 지분만 40%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는 필요한 순간이 되면 언제든 다시 사업에 발을 들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