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항공의 날’ 행사 반쪽짜리로 열린다
by이소현 기자
2020.10.15 17:10:18
항공사 CEO 총출동해 안전운항 의지 다졌지만
'제 40회 항공의 날' 기념식은 비대면 방식으로
항공업계, 도작지 없는 비행·화물 확대 등 안간힘
|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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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항공의 날’ 기념 행사가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가 적절치 않은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끼쳤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제40회 항공의 날’ 기념식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여파로 항공의 날 행사를 비대면으로 최소화해 진행하게 됐다”며 “녹화한 방송을 게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항공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던 날은 1948년 10월 30일이다. 항공업계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1981년부터 항공의 날을 지정해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40주년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지만, 예년과 달리 행사 규모는 축소됐다. 항공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국내 항공사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089590)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해 항공산업의 서비스와 품질, 안전 운항의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 업황이 악화하면서 위상이 약화한 모습이다.
| 에어부산, 항공의 날 기념으로 ‘항공 마니아’ 승객 대상으로 특별편을 띄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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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의 날 기념식을 대신해 항공업계는 생업 전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에어부산(298690)은 항공의 날을 기념해 특별편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출시했다. 오는 30일은 김해공항에서, 31일은 김포공항에서 진행한다. 오전 10시30분 각 공항에서 출발, 한반도 전역과 제주 상공을 2시간 30분간 비행한 후 오후 1시 출발 공항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이번 관광 비행 상품이 항공의 날을 맞아 비행기와 항공사에 관심이 많은 ‘항공 마니아’를 위해 특별히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운항·캐빈승무원과 정비사 등 항공 전문가들이 기내에 함께 타 항공 전반에 대한 소개와 질의응답 시간도 진행한다.
|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비행기 속 하늘여행’ 상품 이용 시 제공되는 ‘트래블백’(왼쪽)과 경로를 안내하고 있다.(사진=제주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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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는 도착지 없는 비행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초대형 비행기 A380을 이용해 이달 24일과 25일 이틀간 국내 상공을 약 2시간가량 상공하는 특별 관광을 진행한다. 제주항공(089590)도 23일 인천에서 출발해 광주~여수~부산~포항~대구 상공을 거쳐 인천으로 다시 돌아오는 ‘비행기 속 하늘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또 항공업계는 여객 사업 대신 화물 운송 강화에 나섰다. 티웨이항공(091810)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기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운송을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기 여객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LCC도 본격적으로 화물 운송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11월 초 베트남 호찌민 노선부터 화물 운송을 시작한다. 27대의 B737-800 항공기를 운영 중인 티웨이항공은 우선 2대의 항공기를 기내 화물 전용기로 사용한다.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좌석을 제거해 화물 전용기로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은 B777-300ER 여객기 2대, 아시아나항공은 A350-900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을 설치해 화물을 운송했다. 진에어도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운영하기 위한 국토부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이르면 이달 말 개조된 화물 전용기를 운항할 계획이다.
| 15일 오전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부산 김해공항에서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자 직원과 승객들이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에어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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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운항 확대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에어부산은 이날 8개월 만에 부산~중국 칭다오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다. 매주 1회(목요일) 일정으로 운항할 계획이며, 이날 비행편은 만석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중국 방역 기준에 따라 전체 좌석의 75% 수준인 165석 이하로 탑승객을 제한해 예약을 받고 있다. 진에어도 이날 현지 교민들을 위한 인천-칭다오 노선임시 편을 운항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 달 5일 인천~오사카(간사이) 노선의 항공편을 재개하고 매주 1회(목요일) 운항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