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복병 만난 부동산시장… "양도세 중과로 엎친데 덮친격"

by성문재 기자
2017.10.19 19:30:00

이르면 내달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유력
주담대 금리 인상 가속화… 이자부담 늘어
가을 이사철 상승하던 집값, 하방압력 현실화

[이데일리 성문재 원다연 기자]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면서 가을 이사철을 맞아 고개를 들고 있는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커다란 복병을 만났다. 당장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 주택담보대출 보유자들이 하나둘 주택 처분에 나설 경우 집값은 보합 내지 하락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8·2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된데다 이달 중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가 예정된 만큼 매수심리도 얼어붙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코픽스 상승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소폭 인상된 데 이어 기준금리까지 오를 경우 대출 금리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해도 코픽스가 더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인데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름폭이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며 “기존에 대출을 많이 써서 주택을 구입한 수요자의 경우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 집 처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을 많이 안고 있는 다주택자들은 비상이다. 이날 부동산 재테크 관련 인터넷 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내달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관측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인터넷 카페에는 금융사들간 금리 현황을 비교해놓은 글부터 금리 인상 시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묻고 답하는 글이 쏟아졌다. 대출 상담사들이 영업을 위해 대출금리를 안내하는 글도 쉽게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3억원 대출에 금리가 1%포인트 오른다면 부담이 연 300만원 느는건데 문제는 방향성”이라며 “앞으로 금리가 더 인상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특히 내년 4월 1일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적용되는 만큼 앞으로 6개월간 매매시장에 많은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이 매물을 받아줄 수요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매물(공급)은 늘고 매수세는 줄어드는 거래 절벽 현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대출 조이기 기조에다 금리 인상 겹칠 경우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흐름이 원활치 못할 것”이라며 “집값도 하향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송인호 KDI(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정책실장 역시 “금리 상승의 부담이 분명한 만큼 수요층에서도 주택수요 위축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그에 따른 가격 하방 압력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