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슬기 기자
2021.02.26 16:31:42
코인베이스 직상장 코앞…시총 1천억 달러 관측도
캐나다선 비트코인 ETF 7거래일 만에 AUM 6.2억달러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증시에도 가상화폐 붐이 불고 있다. 캐나다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세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다만 국내 투자자의 경우 코인베이스가 상장하기 전까지 주식시장을 통해 가상화폐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캐나다 ETF의 온라인거래를 지원하는 증권사는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미래에셋대우 정도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코인베이스가 지난해 제출한 증권신고서(S-1)를 공개했다. 이는 S-1 서류가 승인돼 효력이 갖춰졌다는 의미로, 상장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코인베이스는 나스닥에서 ‘COIN’이라는 종목명(Ticker)으로 거래될 예정이다.
코인베이스는 투자은행(IB)이 신주를 인수해 수요예측을 거쳐 상장하는 통상적인 방식이 아닌, 직접상장(Direct Listing)을 택했다. 기존주주가 직접 거래소에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팔란티어 등 유니콘들이 택했던 방식이다. 충분히 인지도가 높고 경쟁력이 갖춰졌기 때문에 IB를 거치지 않아도 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S-1 서류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등록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 4300만명, 보관자산은 900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가 폭발하면서 지난해 10~12월에는 수수료 증가에 의해 매출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지난해 10~12월 매출액은 5억 8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배라고 코인베이스는 밝혔다. 지난해 순손익은 3억 2200만달러로, 직전년도 3000만달러의 적자를 크게 벗어났다. 매출은 2019년 5억 3400만달러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13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영업이 호조를 보이며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증시 내 비트코인붐은 캐나다에서 먼저 일었다. 지난 18일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TSX)에서 퍼포스 비트코인 ETF(BTCC)가 상장돼 첫날에만 1억 6500만달러어치가 거래됐다. 해당 ETF는 파생상품이 아닌 결제된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직접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로는 세계 최초로, 7거래일 만에(26일 기준) 운용자산(AUM)이 6억 2400만달러를 기록할 정도의 인기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은 코인베이스의 상장 전까진 증시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비트코인 ETF가 상장돼 있는 캐나다 증시의 투자가 어려운 탓이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해 캐나다 증시 투자가 가능한 곳은 미래에셋대우 정도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주식을 사듯 캐나다 ETF를 살 수 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유선 주문만 가능하다. 심지어 대부분은 캐나다 달러로 미리 환전해야만 한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26일 오후 3시 30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350만원을 기록, 연초 대비 67%나 급등한 상황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6500만원선까지 올랐다.
이에 상장사들도 잇달아 비트코인 열풍에 올라타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테슬라는 지난달 회사를 통해 비트코인 15억달러어치를 매입했다고 공시한 상태다. 이어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인 스퀘어 역시 지난 23일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비트코인을 사들여 총 1억 7000만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심지어 지난 24일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자체 보유 현금 뿐 아니라 전환사채까지 발행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도 밝혔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에 투자한 금액은 21억 7000만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