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흑인 사망시위 지지"…홍콩 문제엔 "내정간섭" 반발

by신정은 기자
2020.06.01 19:28:04

中외교부 대변인 "흑인 생명도 생명"
"美 인종차별 존재…국제조약 의무 이행하길"
"국보법 제정 간섭, 국제법·국제관계 준칙 위법"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홍콩 국가보안법(국보법)을 놓고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서 확산 중인 흑인 사망 항의시위에 지지를 표명했다. 중국은 또한 국보법 제정 보복 조치로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내정 간섭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흑인 사망 시위와 관련해 “흑인의 생명도 생명이다. 그들의 인권 역시 보장을 받아야 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시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현 상황은 미국에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경찰의 폭력적인 법 집행 문제의 심각성과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철저한 조치를 하고, 인종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는 국제 조약의 의무를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이를 통해 소수 민족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의 호소를 지지하고, 아프리카와 함께 모든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오 대변인은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철폐에 대해 “미국 지도자의 중국에 대한 질책은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며 “이와 관련한 보복 조치는 모두 중국 내정을 심각하게 간섭하고 중미 관계를 해친다”고 비난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의 보복 조치는 남을 해칠 뿐 아니라 자신도 해친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홍콩보안법의 목적은 홍콩 특별행정구의 안보 관련 입법 분야를 보완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관철하려는 것”이라며 “미국의 홍콩 국보법 제정에 대한 간섭은 완전히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미 양국의 무역과 교육 분야 협력의 본질은 상호 공영이지만, 최근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확대해 중국 기업을 악의적으로 압박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조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을 압박하고,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제한하는 것은 시장경쟁 원칙을 심각히 위반하는 것이자 중미 민간 우호 교류의 바람과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30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중국은 홍콩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전을 수호할 정당한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미국 측이 정당하게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는 중국을 계속해서 오명화하고 악마화하는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