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제약·바이오…코스닥 새내기株도 가세
by이후섭 기자
2018.09.20 16:18:07
하반기 신규 제약·바이오株 평균 주가수익률 36.4%
흥행 선방…회계논란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심리 개선
IPO 10개이상 남아…"제약·바이오기업 실적우려 덜어"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종의 선전이 눈에 띈다. 양호한 흥행 성적을 올리고 있으며 새내기주(株) 수익률도 두드러진다. 회계논란에 대한 부담을 덜은 제약·바이오주가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연말로 갈수록 제약·바이오 업종의 상장도 늘어날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증시에 입성한 제약·바이오 종목은 11개로 전년동기 6개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다. 지난해말 바이오 열풍을 타고 연초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오스테오닉(226400) 등 4개가 한꺼번에 몰렸다. 그러나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둘러싼 회계논란이 불거지면서 바이오 업종도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 3~6월 세종메디칼(258830) EDGC(245620) 등이 띄엄띄엄 증시 문을 두드리던 바이오 업종은 하반기 들어 아이큐어(175250)를 시작으로 상장 러시가 재개됐다.
조정기를 거치던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새로 증시에 입성한 종목들도 좋은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올릭스(226950) 한국유니온제약(080720) 등 4개 종목의 평균 공모가대비 주가수익률은 39.3%에 달한다. 아이큐어의 주가가 공모가를 11.5% 밑돌고 있으나 패치형 치매치료제 개발 기대에 지난 18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올릭스와 한국유니온제약 주가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올릭스의 경우 보스턴 바이오메디컬 출신의 웨이 리 최고개발책임자(CDO)를 영입한 것이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웨이 리 최고개발책임자는 다음달 미국 보스턴 지역에 설립될 올릭스의 미국 지사를 총괄하며 기술이전 등 사업 개발을 담당한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의 공모 흥행 성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 18일 공모 청약을 마친 하나제약은 14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증거금 1조5655억원을 모았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들이 흥행 실패와 잇단 자진 상장철회로 부진한 가운데 유일하게 100대 1의 경쟁률을 넘겼다. 오는 21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지티지웰니스도 희망공모가 밴드(9000~9800원) 상단을 넘겨 1만1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으며 500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불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이 발표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전망이다. 신약은 임상 3상부터 연구개발비 자산화 처리가 가능하고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부터 가능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의 테마감리 결과 나타난 연구개발비 자산화 오류는 기업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경고나 시정요구 등의 계도조치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를 보호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해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승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임상 1상부터 자산화를 가능하게 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특히 상장유지 특례를 통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실적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투자심리 개선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주요 제약·바이오주가 이날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바이오텍(085660)은 상장유지 특례 적용시 관리종목에서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20% 넘게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4% 넘게 올랐으며 신라젠(215600)은 5달여 만에 주가 10만원을 넘어섰다.
투자심리 측면에서 호재를 더한 제약·바이오는 올해 10개 이상의 종목이 추가로 증시에 상장할 전망이다. 우선 엘앤씨바이오와 옵티팜이 다음달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IPO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엘앤씨바이오는 피부·뼈·연골 등 인체조직을 기반으로 한 조직공학 치료제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으며 옵티팜은 동물질병진단, 박테리오파지, 동물약품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디알젬·네오펙트 등 4개 기업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툴젠·파멥신 등 7~8개 기업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모 시장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으나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90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대기하고 있다”며 “주가수익률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연말까지 IPO 물량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