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효은 기자
2025.06.16 20:52:33
[이데일리 최효은 기자] RBC 캐피털 마켓은 1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긴장 고조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논평했다.
RBC의 미국 주식 전략가인 로리 칼바시나는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소평가됐으며, 중동발 충격이 본격화될 경우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밸류에이션 부담이다. 주가수익비율(P/E)이 이미 역사적 평균 대비 높은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투자자들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P/E 축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장 심리 위축이다. 칼바시나는 “연초 이후 증시는 소비자 및 기업 심리 회복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면 IPO, M&A 등 리스크 자산에 대한 선호가 다시 꺾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다. 보고서는 “실질적인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반등 및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세로 반전될 경우, 금리 정책은 더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RBC는 이러한 세 가지 요소를 반영한 상황을 가정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0.5%포인트만 인하하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4%까지 오를 경우, S&P 500의 적정가치는 연말까지 4800~5200선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지수 대비 최대 17~20% 하락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칼바시나는 “지정학적 갈등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경우, 지금의 낙관적인 시장 분위기는 언제든 반전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