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美USTR 대표 화상회담…“IPEF 구상 환영”

by김형욱 기자
2022.03.31 22:20:35

디지털 전환 공동 대응 등 시너지 효과 기대
美 철강232조 조치에 대한 국내 우려도 전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토상교섭본부장이 31일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화상회담하고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구상을 논의했다.

이날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타이 대표에게 IPEF 구상에 대한 환영의 뜻을 재차 전했다. IPEF는 미 바이든 정부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인도-태평양지역 경제안보 플랫폼 구상이다.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견제 성격으로 알려진다. 미 정부는 대선 직후인 지난 11일 윤 당선인에게 참여 요청서를 공식 전달하는 등 우리나라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여한구(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30일 아미 베라(Ami Bera) 미국 하원의원과 화상면담하는 모습. (사진=산업부)
여 본부장과 타이 대표는 지난해 IPEF 구상이 나온 지난해 10월 이후 여섯 차례 대면 혹은 화상면담을 통해 논의를 이어 왔다. 특히 이달 들어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포함해 두 차례 직접 미국을 찾아 타이 대표와 직접 면담했으며 이번 화상 면담까지 세 차례 논의했다. 타이 대표는 미국 상무부 장관과 함께 IPEF 공동의장을 맡아 논의를 주도해오고 있다. 특히 USTR은 IPEF 4개 분야 중 지역 내 협력 확대 가능성이 큰 디지털 경제 규범과 협력을 다루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번 화상회담 땐 지난 29일 민·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취합한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타이 대표와 공유했다. 당시 IPEF가 공급망과 디지털, 청정에너지 등 실물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새로운 통상의제 기준과 협력 틀을 설정할 수 있다며 긍정 평가가 나왔었다.



둘은 양국이 지난 10년 동안 한미FTA를 계기로 더 깊은 경제통상 협력 경험을 구축한 만큼 앞으로도 지역 내에서 더 견고하고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와 디지털동반자협정을 맺고 미국은 일본과 디지털무역협정을 맺는 등 양국 모두 지역 내 디지털 규범 선진화와 디지털 인프라 협력에 관심이 큰 만큼 지역 내 디지털 전환에 공동 대응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여 본부장은 또 이른바 철강 232조 조치에 대한 국내 우려도 전달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절인 2018년 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 수출 쿼터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철강의 대미 무관세 수출량에 연 260만t의 제한이 걸렸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유럽연합(EU), 일본, 영국과 조치 완화에 합의했으나 우리나라에 대한 제한은 당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USTR 및 미국 상무부와 협의를 이어가나며 우리 실익을 확보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