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결정 3개월만에 사표‥농협 '물갈이 인사'(종합)

by김유성 기자
2020.03.03 18:26:24

이대훈 농협은행장 등 7명 일괄 사퇴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 취임에 따른 용퇴 해석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행장직 3연임(1+1+1년)에 성공했던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3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행장 3연임을 확정 이후 3개월만의 일이다.

이 행장만 물러난 게 아니다.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 김원석 농업경제 대표, 박규희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이상욱 농민신문사 사장, 김위상 농협대 총장 등 농협중앙회 계열사 경영진 7명이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 취임에 따른 인사 태풍의 시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임한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지난 1월말 농협중앙회장이 새로 뽑힌 직후부터 ‘경영진 대거 물갈이’ 소문이 돌았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장이 바뀔 때마다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 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에도 4명의 경영진이 전격 교체됐다. 이번 경영진 용퇴도 7년 전과 같은 상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 행장은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의 사람으로 통한다. 지난 2016년 은행 본부장에서 상호금융 대표이사로 파격 승진했고, 2018년에는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이 행장의 사의 표명이 이미 예견됐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가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분리하면서 신용부문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출범했다. 사업 부문은 분리됐지만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인 분위기다.

이 행장의 사임과 관련해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미 2년 임기를 채웠기 때문에 중간 교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행장이 낸 사표는 이날 바로 처리됐다. 이 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장승현 수석부행장이 행장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농협은행은 오는 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