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수고했어!" 삼전·하닉이 끌고 조·방·차가 밀었다[5000피 시대]
by이혜라 기자
2026.01.22 16:32:42
22일 코스피 첫 5000선 돌파…장중 최고치(5019) 기록
삼전·하닉 등 반도체 주도 속 車·조선 등 업종 경쟁력 부각
"코스피, 실적·유동성 기반 상승 유효" 전망
중소형주 소외는 한계로 지적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단순 기록을 넘어, 한국 자본시장과 이를 떠받쳐온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도 산업의 체력이 동시에 입증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2.60포인트(0.87%) 오른 4952.53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과 동시에 5000포인트를 돌파한 지수는 장중 한때 5019포인트까지 고점을 높이며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랠리 중심에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있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가운데 양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기준 38.76%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각각 125.38%, 274.35% 상승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만 각각 27.02%, 15.98% 추가로 올랐다.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됐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예상보다 빠르게 늘었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며 한국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오는 29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 역시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실적 추정치 상향 기대 속에 두 종목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코스피 5000 돌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차(005380) 급등도 주효했다. 현대차는 올해 78.41% 오르며 최고가(59만원)를 기록,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전후로 ‘피지컬 AI’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현대차는 모빌리티와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부각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공개 이후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비전으로 이동했다.
반도체가 지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동안 방산·조선·전력 인프라 업종 등 경기민감 업종과 신성장 테마가 고르게 순환하며 상승 탄력도 유지됐다. K방산 수출 본격화와 한미 조선업 부흥 프로젝트(MASGA) 기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관련 기업들이 저마다의 경쟁력을 뽐냈다.
증권가에선 유가증권시장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피 상승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주 중심 랠리에서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은 바이오·이차전지 등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들이 주춤했다”며 “다만 코스닥 내에서도 반도체 소부장, 로봇 등 개별 기업들이 지수 이상의 성과를 보인 것처럼, 올해도 숨은 진주를 찾는 투자 전략이 유의미한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