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까지 두른 황교안...사실상 대권행보 시작?

by피용익 기자
2017.01.25 16:34:01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명절 연휴를 이틀 앞둔 25일 서울시 중구 남대문지역 한 식당에서 쪽방촌 지역주민들에게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떡국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앞치마를 둘렀다.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다. 쪽방 생활을 하는 노인들을 위로하고 어려움에 처한 전통시장 상인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사실상 대권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황 권한대행은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5일 서울 중구에 있는 쪽방 상담소인 남대문지역상담센터를 찾아 쪽방 주민들에게 떡국을 대접했다.

황 권한대행은 “내년까지 전국의 모든 읍면동 3502개를 복지 허브화해 쪽방과 같은 삶의 그늘진 곳을 먼저 찾아가는 복지전달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쪽방에 거주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맞춤형 급여를 도입해 가구별 특성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을 통한 자립이 가능하도록 자활 근로와 목돈 마련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쪽방촌 주민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그간 980여개 주민센터에 맞춤형 복지팀을 배치해왔다”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주민센터 등을 통해 이야기하면 관계기관을 통해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쪽방 주민들에게 직접 떡국을 대접하고, 점심을 함께하면서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황 권한대행은 노인들의 안부를 물으며 복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신영시장을 찾았다. 매년 설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방문해 왔던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민생 현장을 점검했다.

황 대행은 신영시장 상인회를 방문해 시장 현황과 주요 사업 추진현황 등을 청취한 뒤 “전통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찾는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최근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시장 상인 모두가 노후시설 정비와 안전규정 준수 등 화재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정부도 소방안전시설 설치 지원 등을 통해 전통시장의 안전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대행은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해 떡과 고기, 과일, 건어물 등을 명절 물품들을 직접 구입했다. 구입한 물품들은 인근 복지시설에 전달해 소외된 이웃들의 명절 나기에 보태기로 했다.

황 권한대행의 광폭 민생 행보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황 대행은 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의결 이후 46일동안 100여 건의 행사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황 권한대행 측은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한대행은 총리 때보다 더 바쁜데도 불구하고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서비스고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정책 행보, 민생 행보를 정치적인 행보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