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증상이면 오미크론…'슬기로운 격리생활' TIP 3가지
by김은구 기자
2022.03.02 20:00:00
안전한 격리를 위한 필수품은?
OTT 있어 심심하지는 않을 수도
원활한 이용 위한 확인사항은?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2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일주일 사이 확진자 수는 100만 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초기 2주였던 격리 기간은 1주(7일)로 줄었지만 확진자수 증가와 맞물려 재택치료가 일상화하면서 자가격리에도 노하우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자가격리의 목적은 전염 차단이다. 가족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격리의 효용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까. 이와 함께 확진자도 갇혀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야말로 ‘슬기로운 격리생활’이 필요하다.
기자는 지난달 19일 증세가 있어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해 양성이 나온 뒤 PCR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다음날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동거 가족들은 필자의 격리기간이 끝날 때까지 전염이 되지 않았다. 기자의 경험과 당시 전문가 등 여러 사람들에게 받았던 각종 자문을 중심으로 ‘슬기로운 격리생활’을 제시한다.<편집자주>
2월 19일 새벽 3시쯤 코가 막혀서 잠에서 깼다. 비염이 심한 터라 공기가 조금만 차면 코가 막힌다. 몸이 따뜻해지면 곧 나아지기에 이불을 덮었는데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살짝 잠들었다가 다시 깼다. 새벽 5시30분. ‘운동이나 할까’하는 생각으로 일어났는데 한기가 느껴졌다. 체온을 재보니 37.4도. 미열이라도 최근 이렇게까지 나온 적이 없어 비치해 놨던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해보니 두줄이 나왔다. 처음에는 줄 하나가 희미했는데 15분 정도 지나니 짙어졌다. 코로나19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망설임 없이 자가진단키트 검사와 마스크 착용. 슬기로운 격리생활의 시작이다.
| 재택치료자를 위한 건강관리세트(사진=광주 북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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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또는 이른 아침, 병원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선별진료소 역시 문을 열려면 3시간이 남았다. 집안에서 동선을 줄이고자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한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물은 생수를 한병 따서 마셨다. 오전 7시30분이 넘어 8세인 첫째 딸이 일어나서 나오기에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고 엄마를 깨우라고 했다. 상황을 설명하고 가족 모두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했다. 모두 음성. 그나마 안도를 하고 혼자 선별진료소를 가서 PCR 검사를 받았다.
코가 막히고 열이 나는 듯하면서 오한이 느껴지는 것 외에 다른 증상은 없었다. 백신 2차까지 접종 후 4개월이 지난 상황. 부스터샷은 5개월차에 맞겠다는 생각으로 미뤘는데 그나마 백신접종 덕에 증상이 약했을 수도 있다.
집에 있으면 아직 어린 자녀가 수시로 달려들기 때문에 격리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나마 넓은 집에 혼자 사시고 부스터샷까지 맞으신 아버지께 상황을 설명드려 아버지댁에서 격리생활을 하기로 하고 이동했다. 아이들은 통제도 안되고 백신접종 대상도 아니어서 위험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고 보면 부모 중 한명이 확진되면 다른 가족들은 호텔이나 친척집으로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버지께는 내가 사용할 방과 욕실은 한동안 사용하지 마시라고 요청했다. 아버지댁에서도 식사를 할 때 외에는 심지어 취침을 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집중관리군에게는 지난 16일부터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세척용 소독제 △자가검사키트 등 5종의 재택치료키트가 우체국 택배로 배송된다고 한다. 어린이(5~11세)가 감염된 경우엔 소아용 재택치료키트(체온계, 해열제, 감기약, 자기검사키트)를 요청해 지자체에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관리군에는 이런 재택치료키트가 제공되지 않는다. 질병청은 오미크론의 경우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도가 낮고 무증상·경증 확진자는 증상시 해열제나 감기약 등 대증치료를 통해서도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쨌든 일반관리군도 재택치료시 해열제와 종합감기약, 체온계, 자가검사키트는 필요하다. 본인이 갈 수 없으니 가족에게 구매를 부탁해야 한다. 코로나19에 걸려 고열을 경험한 사람들 중에는 설사가 심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지사제도 갖춰놓는 게 좋을 듯.
햇반과 컵라면 몇 개, 참치통조림, 소시지 등 반찬을 겸한 먹을거리, 생수 2리터 2병, 종이컵과 종이접시,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과 세면도구 등을 아버지께 부탁했다. 분사형 소독제 500ml 1병을 가져갔지만 혹시나 싶어 분사형 소독제 500ml 2병과 4리터 한통을 주문했다. 욕실을 사용할 때마다 변기, 세면대, 욕조, 수도꼭지, 샤워기, 문 손잡이, 전등 스위치에 소독제를 뿌렸고 방에서도 수시로 환기를 하며 소독제를 사용하다보니 500ml 한병은 금세 바닥이 났다.
자가격리는 PCR 검사를 받은 날부터 7일간이다. 24시간씩 따지면 최대 168시간이다. 이 시간 내내 잠만 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가격리를 시작하면 방 밖에 사람이 있을 때 나오는 것도 껄끄럽다. 그 기간에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필요한 책을 미리 갖고 방에 들어가는 게 최선. 아니면 다른 가족에게 방 앞에 갖다달라고 부탁을 하는 게 낫다.
격리생활을 하는 방에 TV가 없어도 요즘은 스마트폰, 패드 등으로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드라마, 영화 등을 시청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시리즈 몇편 몰아보기를 한다면 시간을 빨리 보낼 수도 있다.
다만 집에 와이파이가 설치돼 있지 않고 휴대전화 서비스에 데이터 사용 용량에 제한이 있는 상품에 가입돼 있다면 OTT 서비스 이용이나 노트북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휴대전화를 통해 노트북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테더링이나 핫스팟 등의 기능도 용량이 무한대는 아니다. 자신이 이용하는 이통통신사, 또는 친분이 있는 휴대전화 대리점을 통해 서비스를 변경해 놓는 것이 좋다.
코로나19의 주요 전염 경로로 침(비말)이 꼽힌다. 확진자와 함께 식사를 하는 건 위험하다.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먹던 음식, 사용한 식기 등은 모두 위험성이 있다.
식기를 매번 끓는 물에 소독을 해도 찝찝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을 활용하고 음식은 남기지 않을 정도로 담는 것을 권한다. 환경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플라스틱 용기는 사용하지 말자. 가족이 모두 사용하는 냉장고는 격리자가 손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듯하다.
확진자는 격리공간에 쓰레기 봉지를 갖다 놓고 사용한 일회용 식기를 비롯해 사용한 물품들은 버리는 게 낫다. 재활용으로 내놓는 것도 안심이 안된다.
따뜻한 차,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감기 증상에 필수다. 격리자는 격리공간에 커피포트를 비치해 놓는 것도 필요하다.
격리공간 안에서 가능한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가격리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염력이 떨어졌어도 여전히 남아 있는 코로나19 때문일 수도 있지만 좁은 공간에서 며칠간 머무르며 활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자 속 벼룩은 밖에 내놓아도 상자 높이 이상은 뛰어오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 활동량이 늘어나니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맨손체조와 근력운동을 가능한 만큼 하는 게 도움이 될 듯하다.
격리기간이 끝난 뒤 운동삼아 격리공간 청소와 그 기간 사용한 이불, 베게, 옷 등 빨래는 직접 세탁기에 넣어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질병청에서는 또 격리해제 후 3일간은 출근·등교 포함 외출이 가능하지만 KF94(또는 동급)마스크 상시착용과 감염위험도 높은 시설 방문 및 사적모임 등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