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신남방' 광폭 행보

by김범준 기자
2019.02.27 17:23:12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금융의 ‘신(新)남방’ 진출 강화를 위해 ‘현장경영’에 나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3국 현장경영을 위해 지난 21일 ‘첫 동남아’ 출장길에 올랐다. 김 회장은 21~24일 베트남, 24~26일 미얀마, 26~27일 캄보디아를 순서대로 방문하며 일주일 간의 일정을 소화한 뒤 28일 오전 귀국한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김 회장이) 특별한 현안 해결이나 주요 행사가 있어서 간 것은 아니다”며 “3국 현지 법인·지점·사무소를 방문해 현안 등을 점검하고 각 국 금융당국 관계자 등을 만나 소통을 하는 ‘현장경영’ 행보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현장경영은 ‘사무실에 앉아 서류만 보지 않겠다’는 김 회장의 소통·현장 중심 경영철학이 담긴 농협금융의 핵심 키워드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취임 직후 현장경영을 강조하며 곧장 NH농협은행·NH농협생명 등 7개 자회사를 방문하고 경영 현안에 대해 격식 없는 토론을 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전국을 돌며 지역별 주요 영업점 총 21곳을 방문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등 현장경영의 폭을 넓혔다.

김 회장의 현장경영 행보는 국내에서 그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첫 농협금융 글로벌전략협의회를 열고 다른 금융지주 대비 농협금융의 낮은 글로벌 부문 비중을 높이기 위해 2022년까지 이어지는 제2기 글로벌사업 운영방침 등 글로벌 중장기 전략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과제를 논의했다.



특히 농협의 고유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사업모델을 장착해 동북아·동남아·서남아 3대 경제 권역을 아우르는 ‘아시아 트라이앵글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합작·협력사업을 하고 있는 중국 공소그룹, 베트남 아그리뱅크, 미얀마 투그룹 등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김 회장은 이번 동남아 출장길에 오르기 일주일 전인 지난 14일에도 두번째 글로벌사업전략회의를 열고 NH농협은행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의 지점 조기 전환 등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지역 리테일 영업 및 사업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따라서 김 회장이 이번에 동남아를 찾은 이유는 고성장국 또는 미래 성장잠재국을 중심으로 거점화 추진 및 사업기반 확충을 통해 신남방지역 핵심 수익원화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지난 해 프랑스 현지 협동조합 ‘크레디아그리콜’을 3일간 방문한 이후 두번째 해외 출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농협금융은 주력 자회사 농협은행을 통해 해외 6개국에 현지법인 2개, 지점 2개, 사무소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진출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면 모두 아시아 지역이며 동남아 지역은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3국이다. 특히 농협은행의 해외 현지법인 2곳은 모두 동남아(캄보디아·미얀마 각 1곳)에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 이전부터 신남방 지역은 농협의 글로벌 사업 1순위 지역이었다”며 “베트남은 동남아 거점지역 집중 육성, 캄보디아는 현재 소액대출회사(MFI)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의 소액예금·대출기관(MDI) 전환 후 상업은행 승격 추진, 미얀마는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중견 MFI 도약 및 은행업 교두보 확보라는 중기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