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영은 기자
2017.03.23 18:43:17
최근 대외선전 사이트에 금강산 관광 여객선 투자안내서 공개
카지노 유치 등 파격 조건 내걸었지만 실현 가능성 거의 없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이 돌연 금강산 관광 홍보에 의욕을 보이며 신규 사업 유치 공고를 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최근 대외용 웹사이트 ‘금강산’에 ‘관광 여객선 투자안내서’를 공개하고 금강산에서 카지노업을 전문으로 하는 여객선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나선-원산-금강산 노선과, 동남아시아-금강산-원산 등의 노선을 운항하며 카지노를 운영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걸었다.
외국 단독기업이나 합영 기업이 10년간 미화 1000만∼2000만달러(약 112억∼225억원)를 투자하면 운영권을 주는 방식이다.
안내서는 “관광 여객선은 1000명의 여객들이 문화적이며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설들이 갖춰져 있는 연회용으로 하려고 한다”면서 “여기에서는 카지노업도 할 수 있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광 여객선을 이용하여 세계의 명산 금강산에 대한 국제관광을 다각화, 다양화하려고 한다”며 “관광 여객선은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에 따라 특혜적인 경제활동 조건을 보장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끊이지 않는 북한의 무력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 기업이 북한 관광을 위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북한이 자신들은 개방된 곳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핵과 미사일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금강산관광 여객선 유치 공고를 낸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대북 투자가 안 되는 핵심 이유는 예측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과거) 금강산 관광객이 193만명, 개성 관광객이 13만 정도였는데, 99%가 한국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하려는 금강산 관광 사업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며 “실제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의도라기보단 한국을 의식한 정치적인 의도가 더 짙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