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브로커 ‘회색지대’ 정조준…중기부, 숨고·크몽과 손잡고 선제 차단
by김영환 기자
2026.02.06 14:00:00
중기부, 부당개입 TF 3차 회의 진행
민간 플랫폼 협업·신청서류 50% 감축 병행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정책자금·R&D·창업지원 사업을 둘러싼 ‘제3자 부당개입’ 문제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민간 플랫폼과의 협업을 본격화한다. 불법 브로커 접근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기업들이 브로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신청 절차 자체를 대폭 간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기부는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노용석 제1차관 주재로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TF’ 3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창업진흥원 등 관계 공공기관과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했다.
TF는 우선 제3자 부당개입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전문가 연결형 민간 플랫폼과의 협업에 나선다. 중기부와 TF 참여 기관은 숨고, 크몽 등 플랫폼 내에 불법 브로커 주의 문구를 상시 노출하고 정책자금 등 정부 지원사업 관련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불법 의심 사례를 신속히 공유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구축하고 공동 홍보도 추진한다.
중기부가 민간 플랫폼까지 협업 범위를 넓힌 배경에는 불법 브로커 문제가 단순한 개별 일탈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굳어졌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박용순 중기부 정책실장은 전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정책자금이나 R&D 신청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기업들이 제3자의 도움을 기대하게 되고 여기에 ‘자금을 받아주겠다’는 식의 접근이 결합되면서 부당개입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호한 회색지대가 넓게 형성돼 있다”고 진단했다.
중기부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부당개입 방지 3종 세트’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책금융기관별 실태조사와 함께 신고포상제, 자진신고자 면책제도를 운영해 신고 문턱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신고 내용의 구체성과 중요성이 인정될 경우 수사 의뢰 전이라도 신속 포상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박 실장은 “신고자를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라며 “신고로 인해 정책자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브로커 의존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돼 온 행정 부담 완화도 병행된다. 중기부는 부처 간 행정정보 연계를 통해 각종 증명서 자동 제출을 확대하고 서명 서류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신청서류를 평균 50% 감축할 계획이다. 정책자금의 경우 기존 10종에 달하던 제출 서류를 2종 수준으로 줄이고 R&D와 창업지원 사업에서도 선정 이후에만 제출하면 되는 사후 제출 방식을 확대 적용한다.
아울러 2026년 하반기부터는 AI 기반 사업계획서 작성 지원도 도입한다. 기업이 기본 정보와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사업계획서 초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특히 처음 지원사업에 도전하는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박 실장은 “기업이 직접 작성해야 할 부분까지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며 기초적인 초안을 제공해 초기 부담을 덜어주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사업 정보를 한곳에 모으는 ‘중소기업 통합지원 플랫폼’ 구축도 추진된다. 여러 부처와 기관에 흩어진 지원사업을 한 번의 로그인으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정보 접근성 차이로 인한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노 차관은 “중기부는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을 위해 도입한 실태조사, 신고포상제, 면책제도 등 주요 정책을 차질없이 그리고 신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며 “이와 함께, 제3자 부당개입 예방을 위해 민간플랫폼사와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지원사업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달체계도 지속 개선해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