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G1서울' 누구 품에?…미래에셋 vs 퍼시픽 '2파전'

by김성수 기자
2026.01.23 17:31:03

미래에셋·퍼시픽 본입찰 참여…7월 준공 앞둬
''시그니쳐타워''와 가격 비교…공실·DSCR 부담
블라인드 펀드 ''목표수익률'' 격차, 승부 가를까
우본 블펀, 목표수익률 ''7%'' vs 국민연금 ''11%''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서울 종로구 공평 15·16지구에 들어서는 대형 오피스 복합시설 'G1서울'의 새 주인이 곧 가려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퍼시픽자산운용이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목표 수익률이 다른 두 블라인드 펀드 간 자금력과 전략 차이가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랜스퍼트AMC와 매각주관사 CBRE코리아·딜로이트안진은 지난 13일 G1서울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했다.

G1서울 (사진=김성수 기자)
랜스퍼트AMC는 G1서울 개발사업을 진행한 시행사 공평십오십육피에프브이(공평15·16PFV)의 대주주다.

본입찰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퍼시픽자산운용 2곳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우정사업본부(우본) 등을, 퍼시픽자산운용은 국민연금 등을 투자자로 유치한 상태다.

G1서울 개발사업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87번지 일대 공평구역 15·16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로 진행된다. 지하 8층~지상 최고 25층 규모 업무·상업시설 2개동이 신축된다. 총 연면적은 14만3431.88㎡(약 4만3400여평)다.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지난 2022년 11월 17일 공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7월 29일 완공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G1서울 매매가격을 추산하는 데 쓰일 비교군으로 인근 프라임 오피스 빌딩 '시그니쳐타워'를 주목하고 있다.

시그니쳐타워는 서울 중구 수표동 99번지(청계천로 100번지) 일대 위치한 지하 6층~지상 17층, 2개 동, 연면적 9만9997㎡(약 3만2491평) 규모 빌딩이다. 지난 2011년 준공됐고 금호석유화학 그룹이 본사 사옥으로 쓰고 있다.

해당 건물은 작년 11월 쉐어딜로 총 1조346억원에 거래됐다. 3.3㎡(평)당 3420만원 수준이다.

쉐어딜은 펀드 수익자만 교체되는 매각 형태다. 거래 양측이 자산 전체를 직접 사고파는 실물거래 방식인 에셋딜과 달리, 쉐어딜은 부동산 취득세가 면제되고 거래 절차가 간소화된다는 이점이 있다.

G1서울은 시그니쳐타워보다 신축이고 입지도 양호하지만, 공실이 아직 있다. G1서울은 현재 임대가 된 곳이 보험사 메트라이프 1곳 뿐이어서 준공 전 선임대가 많이 되지 않았다.

준공해서 소유권이전을 할 경우 DSCR(부채상환능력비율)이 선순위 대주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DSCR은 기업이나 부동산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대출 이자와 원금 등 부채를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재무 비율이다. 순영업이익(NOI)을 총 부채 상환액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DSCR이 1.25 이상이면 부채를 값고도 여유 현금이 있다는 의미로 대출 심사 시 긍정적이다. 반면 DSCR 1 미만은 부채 상환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같은 부담이 있어서 G1서울이 얼마에 거래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그니쳐타워보다 입지가 우수하다는 점에서 시그니쳐타워보다 높은 3.3㎡(평)당 3000만원 중후반대를 예상하는 의견도 있지만, 그보다 낮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본입찰에 들어온 퍼시픽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중 어느 곳이 더 인수 가능성이 높을지도 미지수다.

블라인드 펀드의 목표수익률을 비교하면 퍼시픽자산운용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더 낮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퍼시픽자산운용보다 더 높은 금액을 써낼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우정사업본부(우본)로부터 위탁받은 6000억원 이상 규모의 국내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본격 집행할 준비를 마쳤다. 우본의 위탁운용사 수익률 조건은 '순 내부수익률(IRR) 기준 7% 이상'이다.

2025년도 우체국금융 국내부동산 코어전략 펀드 위탁운용사 모집공고 (자료=우정사업본부)
해당 펀드의 투자 대상은 오피스와 물류시설 등 코어 및 코어플러스 자산이다. 특히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오피스 비중이 50%를 웃돈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임대 안정성이 높은 자산이 주요 검토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코어(Core) 전략은 도심 우량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 임대 수익과 배당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인 저위험 투자다.

코어플러스(Core Plus) 전략은 코어 전략의 안정성에 더해 일부 가치 상승(밸류애드)을 노려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코어 자산에 약간의 리모델링이나 운영 개선을 해서 가치를 더하는 방식이다.

반면 퍼시픽자산운용이 국민연금 위탁을 받아 조성한 국내 부동산 '밸류애드 펀드'는 최소 목표수익률이 순 내부수익률(IRR) 기준 11.0%(각 보수 차감 후)다.

주요 투자대상은 ‘밸류애드 투자전략’ 실행이 가능한 국내 부동산 자산이다. 다만 주거용 부동산은 제외한다. 차입한도는 건별 담보인정비율(LTV) 75% 이내, 전체 LTV 70% 이내(공정가치평가반영 가능) 기준이다.

밸류애드(가치 부가)는 부동산 투자에서 저평가되거나 노후화된 건물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 용도 변경, 임차인 구성 개선(MD) 등으로 자산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뜻한다. 리스크는 높지만, 보통 8~12% 이상의 중고위험·중고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G1서울 빌딩은 신축이고 입지도 양호해서 '코어' 투자 물건의 성격이 강하다. 다만 공실이 아직 많은 만큼 제값보다 저렴하게 인수해서 공실을 채워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밸류애드'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유한 자금 규모가 더 커서 인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는 최소 600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되며, 우본 출자 비율은 펀드 설정액의 85% 이하, 금액 기준으로는 최대 5000억원 수준이다.

우본이 펀드 자금의 대부분(85%)을 책임지는 구조인 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실상 공동투자자 1곳만 확보하면 펀드 결성이 가능하다.

퍼시픽자산운용이 국민연금 투자를 받은 밸류애드 펀드는 결성총액이 최소 2950억~최대 4150억원으로, 위탁운용사 제안에 따른다. 국민연금 출자비율은 펀드 약정총액의 60% 이상 85% 이하 범위다.

G1서울 매각가가 평당 3000만원 중후반대에 형성될 경우 1조5000억원 안팎에서 거래될 전망이다. 이 경우 퍼시픽자산운용의 블라인드 펀드 만으로는 G1서울을 인수할 자금이 부족해서 투자자를 별도로 모집해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G1서울의 임대 현황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퍼시픽자산운용에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이라며 "우본 블라인드 펀드가 국민연금 블라인드 펀드보다 목표 수익률이 낮다는 건 그만큼 입찰에 더 높은 가격을 쓸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