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매출 5조’ 돌파…희비 엇갈린 부품업계

by이다원 기자
2022.10.26 18:39:28

LG이노텍, 매출액 5조 넘기며 순항 비결은
'큰 손' 애플 덕 톡톡…카메라모듈·기판 호조
삼성전기, IT 수요 줄고 재고 늘자 ‘직격탄’
“가동률 줄어들 것” 경고…체질개선 박차
내년 FC-BGA·전장 등 미래먹거리서 맞붙을듯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전자부품 업계 ‘투 톱’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기가 급감한 수요와 넘치는 재고에 주춤한 사이 LG이노텍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리며 이들을 앞지르면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의 3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됐다.

LG이노텍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조3873억7500만원, 영업이익 4447억9900만원을 각각 잠정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86%, 32.5% 늘어난 수치다.

LG이노텍이 분기 기준 매출 5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사업 부문별로 고른 성장세가 나타나면서 매출 역시 뛰어올랐다는 평가다.

광학솔루션·기판소재사업에서 특히 ‘큰 손 고객사’ 덕을 톡톡히 봤다. 애플이 하반기 아이폰 1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매출도 선방했다. 광학솔루션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4조4395억원, 기판소재사업에서는 3% 증가한 43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용 멀티플 카메라모듈, 3D센싱 모듈을 비롯해 5G 통신용 반도체 기판까지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이 늘었다.

여기에 자동차 전기장치(전장) 부품사업까지 호조였다. 48% 늘어난 매출 3808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자율주행차 수요가 늘며 차량용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 제품군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삼성전기 3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사진=삼성전기)
반면 삼성전기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 2조3837억5000만원, 영업이익 3109억6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31.8% 감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IT 수요 감소와 반도체 재고 급증 영향을 피하지 못한 영향이다.



부문별로는 컴포넌트 부문이 부진한 IT 세트(완제품) 수요와 부품 재고조정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든 92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광학통신솔루션 부문 매출액은 14% 늘어난 9014억원,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26% 증가한 552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수요 위축으로 4분기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가동률 하락도 점치고 있다. 삼성전기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가동률이 시장 내 IT용 유통 재고 조정 영향이 지속해 3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황 불확실성으로 향후 가동률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 희비가 엇갈린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두 기업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장 흐름을 타고 우위를 굳히려는 이노텍과 체질 개선을 통해 선두를 탈환하려는 삼성전기가 각자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전장용 부품 업계에서 뜨거운 경쟁이 예고됐다.

LG이노텍은 올해 4분기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또한 내년에는 FC-BGA 양산이 예정돼 있고, 투자 역시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 부품의 경우 5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온 만큼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겠단 포부다.

삼성전기는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11월 고부가가치 제품인 서버용 FC-BGA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까지 공급 증가를 위한 생산능력 확대에 역량을 집중한다.

또한 전장용 MLCC·카메라모듈 사업도 꾸준히 다변화한다. 삼성전기 측은 “시황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장 시장의 전기차 자율주행과 같은 혁신 트렌드는 지속되고 있다”며 “전장을 미래의 핵심 사업으로 인식하고 전장용 MLCC·카메라모듈 사업의 지속적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