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S사업 규모 2년 새 3배 키웠다..흑자전환은 ‘물음표’
by김종호 기자
2020.04.09 17:08:47
제품 생산 실적 두 배 이상, 매출도 두 배 가까이 뛰어
지난해 가전 사업과 비슷한 6293억 투자..올해도 지속
자동차 시장 침체·코로나19 사태로 흑자전환 요원
| LG전자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 부문 직원들이 LG전자의 자동차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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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LG전자(066570)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 규모가 불과 2년 사이 3배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사업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사업과 비슷한 대규모의 투자가 최근 꾸준히 이뤄지면서 매출도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자동차 업계 부진 등이 맞물리는 상황에서 VS 사업의 흑자전환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9일 LG전자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VS 사업 본부의 제품 생산 실적은 2만 5378대로 2년 전인 2017년(1만 1580대)과 비교해 두 배 이상 크게 뛰었다. 2017년 한국과 중국, 브라질 등에 불과했던 생산 기지는 현재 미국과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7곳까지 늘었다.
생산 실적이 확대되면서 이 기간 매출도 2017년 3조 3386억원에서 지난해 5조 465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 비중도 기존 5.4%에서 8.8%로 뛰며 10%대에 근접했다. 2018년 ZKW 인수 등에 따라 사업부 직원 규모도 4068명에서 4557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최근 VS 사업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는 것은 LG전자가 해당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VS 사업 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과 전기차 모터, 자율주행 부품 등을 생산하며 자동차 전장부품 관련 사업을 전담한다. 전기차와 자율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시장 확대에 맞춰 관련 부품 사업도 급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사업이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VS 사업의 제품 및 기술 연구개발(R&D) 등에 무려 6293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주력 사업인 가전 등을 담당하는 H&A 사업 본부(7612억원)에 투입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등을 전담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 본부의 투자금액(762억원)과 비교하면 8배 이상 투자 규모가 컸다. LG전자는 올해도 VS 사업을 두고 품질 개선과 신모델 개발 등에 6000억원 이상을 투입,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LG전자의 이같은 대규모 투자에도 VS 사업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완성차 업계 부진 등으로 흑자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감소와 생산 차질 등 직격탄을 맞아 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커지는 사업 규모와는 반대로 VS 사업의 영업손실은 2017년 1069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949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역시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 LG전자는 VS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를 2019년으로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더딘 시장 확대 속도와 업계 위축 악재 등에 따라 2019년에서 2020년, 2020년에서 2021년으로 시기를 지속 미뤄왔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투자가 계획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흑자전환 시기 역시 추가적으로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전기차와 자율차 등에 대한 업계 전망이 비교적 뚜렷한 데다 LG전자의 사업 경쟁력도 지속 강화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침체로 정체를 예상하지만 환경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 등은 지속 확대될 것”이라며 “VS 사업에서 핵심부품 내재화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