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20일 다산 강연회서 정계복귀할까

by선상원 기자
2016.09.06 18:42:10

손 전 대표측 “10월 중순 복귀 사실과 달라”… “아직 정해진 것 없다”
복귀 시점 유동적, 강진군수 초청 강연회·동아시아미래재단 기념식 부상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나라를 구하는데 저를 아끼지 않고 죽음을 각오하고 저를 던지겠다’며 사실상 대권도전을 표명한 손학규 전 대표가 언제쯤 정계에 복귀할까?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추석 전후로 정치재개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부 언론에서는 10월 중순이나 10월말 이후로 정계복귀 시점을 보도하기도 했다.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손 전 대표측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손 전 대표 한 측근은 “한 일간지가 10월 중순에 복귀하고 국민운동체 형식의 조직을 만든다고 했는데, 그런쪽으로 결심한 사실이 없다. 군사작전 하듯이 디데이를 정하고 역산해서 작전을 짜고 실행계획을 마련하는 그런 스타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언제로 정해졌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시점은 몰라도 정계복귀 자체는 인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야권 대선주자들이 대권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손 전 대표도 내년 대선에 도전하지 않는 이상, 더 이상 정계복귀를 늦추는 것은 어렵다. 이 측근은 “하여튼 손 전 대표가 나온다고 했으니까 나오기는 나온다. 그렇지만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서두르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계복귀 시점이 유동적이라면, 추석 후에 계기와 장이 마련되면 언제든지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손 전 대표 일정으로는 오는 20일 전남 강진군수 초정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 강연회가 잡혀 있다. 또 10월에 예정돼 있는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기념식이 있다. 재단은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강연과 기념식 모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행사들이다. 우선 다산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 남양주에 실학박물관을 건립하고 지난 2014년 7월 정계은퇴 후에는 다산의 유배지였던 전남 강진 백련사로 내려와 기거할 정도로 손 전 대표에게는 사표나 다름없다. 지난 4월 실학박물관에서 열린 다산 정약용 선생 180주기 묘제에 초헌관으로 참석하고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정도로 손 전 대표에게 다산은 삶 그 자체다. 손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 금남공원에서 열린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빛고을 문화한마당’에 참석해 “광주시민, 전남도민과 함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의 정신,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정신, 다산 정약용이 경세유표를 쓴 개혁의 정신으로 우리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며 “한반도 평화의 고장, 통일의 바탕이 되도록 시도민과 함께 죽일 각오로 나설 것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이어 “다산선생은 나라와 백성 삶의 어려움을 생각해야 하늘의 구름, 뜰앞의 초록이 아름답게 보이고 거기에서 시가 나온다고 말씀하셨다”며 다산의 애민정신을 강조했다. 다산 선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손 전 대표의 다른 측근은 “그 때 정도는 말씀 좀 하실 것 같다. (다산 강연이 복귀) 타이밍이지 않을까 싶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때 하실 것 같다”고 내다봤다.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기념식도 정계복귀 계기로는 제격이다. 재단은 손 전 대표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제3지대서 선진평화연대라는 정치결사체를 띄울 때 싱크탱크로 만들었던 조직이다. 1만여명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됐던 재단은 손 전 대표의 정치역정에 따라 부침을 겪었지만 지금도 건재하다. 손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하고 내년 대선에 도전할 때도, 이만한 버팀목이 없다. 야권 관계자는 “추석 전후에 하겠다고 했고 시점도 거의 다 됐기 때문에 조만간 복귀 선언을 할 것 같다. 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도 손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