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들, 삼성전자 주총장서 어떤 질문 던졌나 보니(영상)

by김종호 기자
2021.03.18 21:04:19

17일 오전 수원서 개최..첫 온라인 생중계
예년과 달리 주주들 날카로운 질문 이어져

[이데일리TV 김종호 기자] 지난 17일 오전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005930)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기존 주총에서는 없었던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예년과 달리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첫 주총에서 주주들의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 행사는 지난해 진행 시간(2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20분 동안 이어졌다.

이날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이 주요 사업 부문에 대한 경영현황을 설명할 때마다 현장에 있는 주주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세 명의 대표들은 현장은 물론 사전에 온라인으로 접수한 질문까지 일일이 답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를 언제 따라잡을 수 있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선두업체에 비해 시장 점유율은 물론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생산능력(Capa·케파)와 고객 수에서 부족한 게 사실”라며 “그러나 첨단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고 답했다. 또 김 부회장은 한 주주가 온라인 사전질문을 통해 기업 인수·합병(M&A) 계획을 묻자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M&A 대상을 신중하게 탐색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지배력 강화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답변했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 단종을 묻는 주주 질문에 “올해 초 S펜을 적용한 ‘갤럭시 S21’을 출시했기 때문에 올 하반기 노트 시리즈 출시가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년에도 노트 시리즈는 이어 나가려 한다”고 답했다. 또 “브랜드 선망성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 사장은 최근 반도체 부족에 따른 스마트폰 생산 차질 우려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올 2분기에 다소 문제가 될 것 같지만 모든 사람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결과로 보여 드리겠다”고 자신했다. 김현석 사장 역시 가전 사업에서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을 묻는 한 주주에게 “삼성전자는 많은 제품들의 ‘연결’을 통해 만족할 만한 경험을 주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 17일 오전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이날 주총에서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주주들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를 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은 출근 형태만 비상근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사회가 이 부회장의 해임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다른 주주들이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부회장이 조속히 경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주주들이 뜻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이에 대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래사업 결정 등에 이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하고 회사 상황과 법 규정을 종합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두고서도 “외부감시위원회에 불과한 준법위가 이 부회장의 취업을 결정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부회장은 “준법위가 설립 이래로 준법경영을 위한 의견을 줄곧 제시해왔다”며 “계열사 최고경영진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준법문화 정착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