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년 전기차 187만대 판매·점유율 7% 추진

by손의연 기자
2022.03.02 19:01:00

CEO 인베스터 데이…중장기 전략·재무목표 발표
배터리 종합 전략 등 전동화 최적생산 시스템 전환
E-GMP 업그레이드…새 전용 전기차 플랫폼 예고
커넥티드카·자율주행 기반 SW 역량에…집중 투자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미래사업의 핵심인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세계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전기차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런 기세에 힘입어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연간 187만대 판매와 시장점유율 7% 달성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종합 전략과 더불어 하드·소프트웨어의 역량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일(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열린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2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2022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전동화 가속화 전략과 재무목표를 발표했다.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과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이 영상 발표를 통해 현대차의 구체적인 전동화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한 중장기 전기차 판매목표를 2026년 84만대, 2030년 187만대로 제시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총 17개 이상의 차종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2021년 연간 14만대를 기록한 전기차 판매 규모를 5년 내 6배, 10년 내에 13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목표가 달성되면 현대차·제네시스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2021년 3% 초반에서 2030년 7%로 상승한다.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비중도 2021년 4%에서 2026년 17%, 2030년 36%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현대차 차량 판매의 중심축이 전기차로 크게 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주요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현대차는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8%에 해당하는 53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판매의 69%를 차지하는 전기차 48만대를 판매해 현지 전기차 점유율 6%를 확보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29만대(전기차 판매비중 36%)를 팔아 전기차 점유율 58%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내연기관 중심인 생산시설을 전동화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현재 국내와 체코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올해부터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도 전기차를 만든다.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안정적 배터리 조달과 배터리 성능 고도화를 추진하고자 △조달 △개발 △모듈화 등 3가지 전략을 종합한 ‘배터리 종합 전략’도 수립했다.

현대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모든 측면에서 전기차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 먼저 아이오닉 5와 GV60의 바탕이 된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모듈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를 2025년까지 완성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승용 전용 전기차 플랫폼 이엠(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이에스(eS)를 도입한다.

현대차는 2025년 올 커넥티드 카 구현에 나서며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표준화와 제어기 무선소프트웨어(OTA) 업데이트 기능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차종 별로 제어기 구성이 파편화돼 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개선해 2030년까지 차량에 적용되는 제어기 수를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 지난해 GV60에 처음 탑재된 제어기 OTA 업데이트 기능은 연말부터 모든 신차에 탑재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연말 제네시스 G90에 레벨 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HDP)을 처음으로 적용한다. 자율주행 기술 국제 규제가 향후 완화될 경우 OTA 업데이트를 통해 주행 속도를 높여가며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로보라이드 서비스도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도시에 시범 도입되며 2023년부터 점진적으로 상용화된다.

현대차는 커넥티비티 및 자율주행 기술의 기반인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전문 역량을 확보하고 중장기 투자를 확대한다. 모빌리티, 커넥티비티, 데이터 비즈니스 등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 매출을 2030년 전체 매출의 3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19조 4000억원의 투자금액을 부품 기술 개발, 전용 공장 및 라인 증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인프라 구축 등 전동화 부문에 투자한다. 현대차는 또 12조원을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을 위해 쓴다.

서강현 부사장은 “현대차는 중장기 수익성 목표 달성으로 추가적인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전동화 전략과 중장기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400만원씩 격려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