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내리막…강남3구 다음으로 떨어질 지역은?

by정두리 기자
2020.04.01 17:00:00

4월부터 서울 전체 집값 하락세 본격화 전망
마용성 넘어 강동·목동까지 하락 지역 거론돼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서울 집값이 오는 4월이면 하락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최근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흐름이 꺾인 가운데 범 강남권에 속한 일부 지역도 마이너스 전환이 유력하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오는 4월 2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한다.

정부 공식 통계인 감정원의 서울 아파트값은 아직 하락 전환하진 않았으나 지난 2주 연속 보합(0.00%)을 기록했다. 최근 집값 흐름은 정부의 부동산정책 강화와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보유세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강남3구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초·강남의 매매가 변동률은 3월 둘째주 -0.06%를 시작으로 셋째주(-0.12%), 넷째주(-0.14%) 연속 하락세가 나타났다. 송파도 같은 기간 -0.06%에서 -0.08%, -0.10%를 기록, 매주 마이너스 폭이 커지는 등 강남3구의 집값이 3주 연속 내리막이다. 강북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일대도 오름폭이 둔화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가장 보수적인 집값 통계를 내놓는 감정원의 조사에서 서울 전체 집값은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다면 지난해 6월 둘째 주(-0.01%) 조사 이후 9개월여 만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강남권의 하락폭이 커졌는데도 서울 전체가 보합이었던 것은 범 강남권의 방어선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이번주는 강남 외 지역도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곳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보합세를 유지하던 강동(0.00%)과 양천(0.01%) 등이 집값 하락 지역의 다음 타자로 거론된다. 이들 지역은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DB)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109㎡형의 최근 6건의 매매 거래는 직전 거래가보다 가격이 모두 낮아졌다. 전용 84㎡의 경우 지난 1월 14억원(22층)에 거래됐던 물건이 2월에는 12억60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한 달 새 1억4000만원이 하락했다. 지난 1월 14억7500만원(14층)했던 전용 97㎡은 2월 14억1000만원(13층)에 거래되며 6000만원이 넘게 가격이 빠졌다.

양천의 경우 목동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59㎡는 지난 1월 13억1000만원(5층)에 거래됐으나 한 달뒤 같은 물건이 12억3500만원(5층)에 팔리며 8000만원 가까이 시세가 낮아졌다. 7단지 전용 66㎡형은 올해 초 실거래가 15억대를 유지했으나 2월에 거래된 3건 모두 14억원대에 거래됐다. 목동신시가지11단지 전용 51㎡도 이달 초 9억3000만원(12층)에서 지난 7일 이보다 낮은 8억7000만원(11층)으로 손바뀜했다.

앞서 민간 시세 정보업체 조사 결과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약 10개월 만에 하락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 주 대비 0.01% 하락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12·16 대책을 기점으로 서울은 내부적으로 약보합세를 전망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다”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되는 강남 외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