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타, 금호타이어 가격 인하 요구…수용시 박삼구 우선매수권 부활

by노희준 기자
2017.08.17 21:18:15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채권단에 매각가 인하를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이를 수용할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에게는 우선매수권이 부활해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더블스타와 박 회장간의 양자대결로 접어들게 된다. 이제까지 인수전이 사실상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최근 채권단에 9550억원인 금호타이어의 매각가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더블스타는 계약서상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5% 이상 하락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있다”며 “더블스타는 실적이 많이 떨어진 점을 근거로 계약을 해지 하는 대신 인수가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더블스타는 채권단과 맺은 계약서상 매매계약 종결 시점인 9월 23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감소하면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507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58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채권단이 만약 더블스타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면 매각가 변경에 따라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다시 갖게 된다. 이 경우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조정된 가격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것인지 물어봐야 하고 박 회장이 동일한 가격을 제시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 우선매수권은 회사가 매각되기 전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조건으로 먼저 기업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앞의 고위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가격 인하에 대해 협상을 하고 있고 아직 접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어느 정도 접점이 도출되면 인하된 가격 조건에서도 더블스타에 계속 매각을 할 것인지 채권단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뒤 채권단 관리를 받아오다 올해 1월 매각이 결정됐다. 채권단은 더블스타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그간 매각 종결의 선결조건인 상표권 사용조건을 두고 금호산업 측과 이견을 보여 매각이 공전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