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도 SUV 선호 뚜렷…세단 점유율 첫 50%대 하락

by송승현 기자
2020.07.28 18:03:14

2012년 이후 9년간 세단 -18.5%p↓, SUV 16.1%p↑
올 상반기 SUV 비중 40% 역대 최대치
하반기에도 신차 SUV 모델 줄줄 예고

수입차 등록 현황. (사진=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SUV 선호 현상이 점차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입차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SUV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관련 시장 잡기에 나서고 있다.

28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등록된 수입차는 12만8236대로 이 가운데 세단이 7만5433대(58.8%), SUV가 4만7665대(37.1%)를 차지했다. 매년 SUV 비중이 높아지면서 세단 비중이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 2003년부터 등록된 수입차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SUV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2003년 등록된 수입차 1만9481대 가운데 세단이 78.7%로 SUV(14.4%)에 비해 5배 이상 차이 났다. 하지만 2012년 이후 SUV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며 세단의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실제 2012년 등록된 수입차 중 세단 77.3%, SUV 21%에서 9년 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세단은 -18.5%포인트(58.8%) 하락한 반면 SUV는 16.1%포인트(37.1%) 증가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여가 활동에 대한 수요가 커져 넓은 실내 크기와 여유로운 적재공간을 가진 SUV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국내 자동차 브랜드와 달리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던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업계에서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이처럼 SUV에 대한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하자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수입차 브랜드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LA, GLB, GLE 쿠페, GLS 등 SUV 4종을 연내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6년 디젤게이트 이후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는 아우디코리아 역시 지난 6월 Q3와 Q5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SUV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무엇보다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모델도 Q3를 기본 베이스로 한 SUV 전기차 ‘e-트론’을 선보이면서 전방위적인 SUV 시장 잡기에 나섰다.

프랑스 자동차 업체인 푸조도 이날 온라인 생중계 방식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푸조의 위상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올 뉴 푸조 2008 SUV’를 선보였다. 콤팩트 SUV인 신형 2008 SUV는 푸조의 ‘파워 오브 초이스’ 전략을 반영한 첫 번째 차다. 푸조도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서 SUV 모델에 힘을 주기로 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수입차 브랜드들은 SUV 시장을 잡기 위해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7인승 소형 SUV인 GLB를 출시할 예정이고, 아우디코리아는 Q5와 Q8의 고성능 버전인 SQ5, SQ8을 출시한다. 티구안을 앞세워 올해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는 폭스바겐코리아는 폭스바겐 모델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선보이는 투아렉 V8을 선보인다.

박은석 KAIDA 이사는 “수입차의 SUV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약 40% 이르는 등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SUV 시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