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모기의 위협’…지카바이러스 매개체 '흰줄숲 모기'

by김기덕 기자
2016.02.02 20:00:00

의심환자 7명 중 4명은 음성 판정, 3명은 역학조사 중
방역당국 “양성 판정 가능성 희박… 모든 가능성 열고 조사”
국내 모기 중 2~3% 흰줄 숲 모기… 5월 이후 본격 활동
“서식처 제한·개체 밀도 낮아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낮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한겨울 때 아닌 모기의 위협으로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집트 숲 모기와 흰줄 숲 모기가 바로 주인공이다. 이 두 모기가 바이러스 감염 매개체로 알려진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카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국제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소아마비와 에볼라 확산 등에 이어 역대 4번째다. 지카바이러스 발생국가인 브라질은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여행객 제한을 검토하는 등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국내에서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몽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카바이러스 의심환자 7명이 발생했다. 바이러스 양성 확진판정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5월 이후 국내에서도 감염 매개체인 흰줄숲 모기가 활동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질본 전국 모기 분포조사 실시

흰줄 숲 모기
지카바이러스는 숲모기에 물려 전파되며, 감염자와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현재 중동 등 세계 27개국에서 발생했으며 지카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는 아직 없다. 다만 바이러스 백신도 없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시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 임신부들의 우려가 높다.

국내에서도 감염 매개체로 알려진 흰줄숲 모기가 서식하고 있어 질병관리본부는 연내 전국 모기 분포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2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매개체로 알려진 흰줄숲 모기와 관련해 전국 모기 분포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 채집된 국내 모기 중 지카바이러스 검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5월 이후에는 흰줄 숲 모기가 활동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내도 지카바이러스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 희박하지만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 입국한 이후 숲모기에 의해 다른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옮겨질 가능성도 있다.

지영미 국립보건연구원 면역병리센터장은 “과거 모기매개체 감시사업을 통해서 국내에서 채집된 모기들 중 2~3% 정도가 흰줄숲 모기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올해 중에 전국적인 모기 분포조사를 실시해 모기에 대한 감시체계를 를 좀 더 체계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의 경우에는 서식처가 제한돼 있고, 전체 모기 중 흰줄숲 모기가 차지하는 개체밀도도 낮은 편”이라며 “아직 국내에서는 모기에 의해 자체적으로 전파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남미 지역 입항 항공기 등에서 매개 모기 발견시 소독조치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검역 구역 내 모기 방제도 실시한다. 만약 지카바이러스 위험국 입국자가 발열 등 의심증상 있는 경우 역학조사 후 필요시 검
이집트 숲 모기
체 채취 및 검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명 역학조사 중… 검사시간 최대 24시간

현재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된 지카바이러스 관련 의심사례는 총 7건이다. 이 중 4건은 음성으로 판정됐으며 3건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중이다. 지카바이러스의 정확한 감염 여부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대 24시간이 걸린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카바이러스는 일선 병원에서 진단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임상증상이나 해외여행경력 등을 고려해 일반 병원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국립보건연구원에 의뢰해 감염여부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검사 시에는 지카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질병 증상이 유사한 뎅기바이러스과 치쿤구니아바이러스 등도 검사를 동시에 진행된다. 세 가지 검사를 동시에 수행할 경우, 검사 소요시간은 최대 24시간이다. 모든 검사는 현재 국립보건연구원 신경계바이러스과에서만 가능하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향후 지카바이러스 발생할 경우 현재 관심단계를 주의 단계로 격상할 수 있다”며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있도록 검사 교육 및 시약 배포 등을 현재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