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돌며 멈춘 급식·돌봄…학비연대 “협상 안 되면 신학기 총파업”

by김응열 기자
2025.12.04 16:06:29

급식·돌봄 종사자 소속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4일부터 이틀간 경기·충청·경상 릴레이 2차 총파업
학생·학부모 “날도 추운데 애들 급식 볼모 잡는 것”
11일 교섭 재개하지만…합의 불발 시 신학기도 파업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학교 급식과 돌봄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일 2차 총파업에 나섰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심으로 꾸려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와 교육당국 간 임금교섭이 거듭 불발되자 릴레이 파업을 재개한 것이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2차 총파업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비연대는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2차 총파업을 선언하는 파업대회를 열었다. 정인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를 철폐하고 학교 급식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던 정부 약속이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약속을 버린다면 투쟁으로 되찾아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총파업은 경기·대전·충남 지역에서 진행됐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서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7111명으로 경기·대전·충남 교육공무직원 중 13.4%에 해당한다.

이번 파업으로 해당 지역의 학교 3864곳 중 29.7%에 해당하는 1147곳은 급식 대신 빵·우유를 제공하거나 도시락 지참을 안내했다. 또 초등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 1912곳 중 3%인 57곳은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았다.

학비연대는 이날 파업에 이어 오는 5일 경남·경북·대구·부산·울산 지역에서도 파업을 진행한다.



학비연대는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로 구성됐으며 올해 4월 기준 약 9만4000명이 가입해 있다. 이들은 지난 8월부터 교육부, 각 시·도교육청과 2025년 집단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양 측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파업에 돌입했다.

학비연대는 △최저임금 이상으로 기본급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명절휴가비 지급 기준 적용 △근속수당 인상 △방학 중 무임금 해소 △동일직종 지역차별 개선 등을 교육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 등은 예산 문제로 학비연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거의 매년 반복되는 파업에 불편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구모 씨는 “아이들 급식이 볼모가 돼 인상이 찌푸려진다”며 “가뜩이나 날도 추운데 애들 밥으로 왜 그러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 씨도 “애가 빵을 잘 안 먹어서 전날 밤부터 재료를 준비해두고 아침에 도시락을 싸줬다”며 “연례행사처럼 파업할 것이면 급식은 외주업체를 이용하는 게 낫겠다”고 했다.

학비연대는 5일까지 릴레이 파업을 마친 뒤 오는 11일 교육당국과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는다. 학비연대는 11일 교섭에서 교육당국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는 등 협상 가능성이 보이면 추가 집중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대로 당국의 입장변화가 없다면 내년 3월 신학기 총파업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