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줄이는 조끼 에어백…더 안전한 일터 만든다

by이배운 기자
2024.11.20 18:16:00

22일까지 '스마트건설 엑스포' 개최
안전관리·자동화 등 최신기술 선보여
근태·헬스케어 통합 솔루션 '눈길'
결합 측정기술로 비용절감 효과도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국내 건설산업은 만성적 인력 부족과 공사비 급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의한 현장 안전 부담 해결이 중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드론 등 신기술을 활용한 해법 마련에 나섰다.

‘스마트건설 엑스포’에 전시된 ‘스마트 에어백’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국토교통부는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스마트건설 엑스포’를 개최한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건설 현장 안전관리, 공사 자동화, 건설정보모델링(BIM) 등 현장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최신 스마트 기술들이 전시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근로자 198명이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업계는 각종 예방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예방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고 발생에 따른 페널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근로자가 현장에서 추락하더라도 부상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에어백’ 장비를 잇따라 선보였다. 작업자는 무게 2kg 이내의 조끼 형태의 에어백을 착용하고 큰 불편 없이 높은 곳에서 작업할 수 있으며, 추락 시 조끼가 위험을 감지해 에어백을 펼쳐 충격을 최소화한다. 더불어 현장 관리자에게 추락 사실과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준다.

AI 기술을 활용해 작업자가 안전 장비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스마트 안전 장구 시스템’도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해당 기술을 선보인 업체 ‘유플리트’ 관계자는 “아무리 철저한 안전 교육을 해도 작업자들이 장비를 미착용하거나 잘못 착용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며 “장비 체결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작업자와 관리자에게 알려줘 사고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면인식 출입 등록 과정에서 작업자의 심박수, 체온, 혈압 음주여부 등 건강 상태도 한번에 체크하는 근태관리·헬스케어 통합 솔루션도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은 작업자의 근태기록부를 수기로 관리하고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에서 많은 낭비가 발생했지만 이를 한 번에 해결하면서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잡은 것이다.

중대재해 예방·대응 컨설팅업체 ‘세이프스쿨’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스마트 안전관리에 대한 현장의 수요가 급증했다”며 “경영의 중대 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중소 규모의 업체에서도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스마트건설 EXPO’에 전시된 케이블 자동 점검 로봇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다양한 결함 측정 자동화 기술도 선보였다. 기존에는 콘크리트의 균열이나 케이블의 안전상태를 작업자들이 일일이 확인하는 탓에 작업 효율이 낮고 공사 기간을 늦추는 요인이 됐지만 이제는 스마트 장비를 통해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게 됐다.



스마트 균열 계측 장비를 선보인 ‘성건아이티솔루션’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서 균열은 수시로 조사해야 하는데 한번 조사할 때마다 인력을 부르고, 사다리차를 부르고, 주변을 통제하고, 소음 발생에 따른 주변 민원 대응 등으로 할 일이 많다”며 “스마트 계측 장비는 일단 한번 부착하면 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자율주행 자동화 천공 로봇, 실시간 건설장비 원격제어, 무용접 이음 등 위험한 작업을 대체하고 공사 기간을 대폭 줄여주는 신기술들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건설정보모델링(BIM) 기술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BIM은 건축물의 설계 및 건설 시 필요한 모든 정보를 3D모델로 시각화해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전에는 작업자가 컴퓨터 지원 설계(CAD)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동으로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오류도 잦았지만 드론,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과 결합된 BIM은 정확도 높은 공간 시뮬레이션을 제공해 문제점을 미리 찾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한다.

특히 정부는 공공 중심의 건설사업에서 BIM 도입 확대 및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어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