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금호리조트 품는다..박찬구 회장 통큰 베팅 통했다(종합)

by김영수 기자
2021.01.20 16:02:02

차순위자와 가격차 커..2000억원 후반대 제시
박찬구 회장, ‘금호家 마지막 자산’ 인수의지 반영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내놓은 금호리조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금호석유(011780)화학이 써낸 인수가격은 차순위자와 격차가 큰 2000억원 후반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금호가(家)의 마지막 유산을 인수하기 위해 통 큰 베팅에 나선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20일 아사아나항공은 공시를 통해 금호리조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금호석유화학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측이 전일 실시한 본입찰에는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라인건설, 화인자산운용, 브이아이금융투자, 칸서스자산운용 등 5곳이 참여했었다.

이번 매각 대상은 금호리조트 지분 100%(금호티앤아이 48.8%·아시아나IDT 26.6%·아시아나에어포트 14.6%·아시아나세이버 10%)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홀딩스 지분 39.3%로, 매각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와 이달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2월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 매각가로 4000억원가량을 예상했지만 실제 대다수 원매자들은 이보다 미치는 못하는 2000억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호텔과 아시아나CC 회원권 부채(예수 보증금)와 금융권 부채 등이 본실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매각가가 낮아진 것이다.



실제 금호리조트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말 기준 420%에 달해 인수후보들은 적정인수가로 2000억원 안팎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금호리조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한 515억원, 영업이익은 127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 보수적으로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지분율 11.02%)은 다른 원매자들과 격차가 큰 2000억원 후반대를 제시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금호석유화학은 과거에도 골프장 인수를 추진한 전례가 있지만 보수적인 가격을 써내 고비를 마셨었다. 하지만 이번 금호리조트는 금호가(家)의 마지막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해 박찬구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36홀 규모의 아시아나CC(회원제·경기도 용인)는 코로나19에도 호조세를 보이며 단독 매각가로만 3000억원 안팎 정도가 거론될 정도로 높은 가치가 인정되는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으로 외부 컨설팅 결과 등을 토대로 금호리조트 운영에 대한 기본 방안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CC, 설악·제주·통영·화순 등 콘도미니엄 4곳, 아산·제주·화순 등 워터파크 3곳, 중국 웨이하이포인트호텔앤드골프리조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아시아나CC 전경. 회원제로 운영 중인 아시아나CC는 36홀로 코스면적은 67만평에 달한다. (사진=아시아나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