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신기술금융 투자 3년 연속 늘었지만…양극화 심화
by정민주 기자
2026.04.20 16:52:18
신한카드, 7년 연속 신기술금융자산 가장 많아
삼성·하나카드 등 4개사 0원…자사 투자 주력
생산적 금융에 신기술금융자산 중요성 커져
매년 당기순익 하락해 부담 커…규제완화 지적도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카드사가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모험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카드사 절반은 내실을 우선 챙기는 형국이다. 카드업계 신기술금융자산 규모가 3년 연속 증가 중임에도 반쪽짜리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투자금 양극화가 뚜렷한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기술금융자산을 보유한 카드사는 신한·롯데·국민·우리카드 등 4개사다. 4개사 합산 신기술금융자산은 2023년 1012억900만원, 2024년 1013억6600만원에 이어 지난해 1029억300만원으로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는 지난 2022년(1067억6600만원)이다. 이듬해 소폭 하락했지만 이후 3년 연속 오름세다. 이 기간 비씨·삼성·하나·현대카드의 신기술금융자산은 0원이다.
신한카드 등 4개사가 신기술금융자산을 갖고 있지만 차이는 상당하다. 신기술금융자산 규모가 가장 큰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2019년부터 7년 연속 카드사 중 가장 큰 투자금을 집행 중이다. 유망 기업에 투자하자는 그룹 기조와 발을 맞췄다. 지난해는 총 880억4200만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카드사 합산치의 85.5%에 달하는 규모다. 롯데카드가 73억6400만원, 우리카드와 국민카드는 롯데카드의 절반인 39억6500만원, 35억3200만원을 각각 투자했다.
신기술금융자산은 기술을 개발하거나 사업화하는 중소·벤처기업에 출자하는 투자 자산이다. 사업성이 있지만 경영 기반은 부족한 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초기엔 카드사들도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뛰어들었다. 하지만 카드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단기간 투자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부담에 현재는 일부 카드사만 참여 중이다. 비씨·삼성·하나·현대카드는 대신 자사 인프라 확충에 집중 중이다.
지난해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신기술금융자산의 역할도 부각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취임과 함께 카드업계에 “신기술금융업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음에도 카드사 일부만 유망 기업에 투자하고 있어 제자리걸음이란 평가다.
다만 카드업계에서는 당분간 신기술금융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침체로 인해 카드사 수익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카드 8개사 합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9%(2308억원) 감소한 2조3602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 감소로 카드업계의 당기순이익 대비 신기술자산금융 비중은 2024년 3.9%에서 지난해 4.4%로 증가했다.
카드업계가 신기술금융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카드론 같은 경우 신용대출에 포함돼 규제를 받고 있고, 마케팅 비용 같은 경우도 제한선이 있어 투자를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이런 것들을 완화해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면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