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조두순 출소 후 격리 불가능…대안 찾을 것"

by최영지 기자
2020.09.15 18:25:53

윤화섭 안산시장, 보호수용법 긴급제정 요청
기존 발의법안에 소급규정 없어
보호수용법은 19대, 20대 국회에서 만료 폐기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법무부가 오는 12월 만기 출소하는 조두순(68)에 대한 보호수용시설 격리 요청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다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법무부는 전날 윤화섭 안산시장의 보호수용법 제정 요청에 대해 “기존에 국회에 제출된 보호수용법안에는 소급 적용 규정이 없다”며 “해당 법안을 기준으로 따져봐도 조두순 등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소급해서 적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보안처분이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신체의 자유를 박탈 및 제한하는 처분이기 때문에 ‘형벌 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행위 당시의 법을 적용하는 게 옳다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또 “법 제정이 아닌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윤 시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조두순의 출소가 임박했는데도 현행 법률이 갖는 조두순 신변에 대한 강제력이 현저히 부족해 사건 피해자와 가족, 74만 안산 시민이 우려와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선량한 국민과 안산 시민, 피해자 및 가족들이 겪어온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속한 법 제정을 요청한다”며 서한을 보냈다.

보호수용법은 아동 성폭력범 등이 출소 후에도 일정 기간 사회와 격리돼 보호수용시설의 관리·감독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19대 국회 정부안으로 제출됐지만, 인권침해 등의 논란으로 임기 만료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입법예고 후 국회에 제출되지 못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현 국민의 힘) 의원도 당시 발의했으나 지난 2018년 9월 법제사법위원회 상정 이후 별다른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올해 5월 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조두순은 7월 안산보호관찰소 심리상담사들과 면담에서 오는 12월 13일 출소하면 자신의 주소지인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