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팔성 전 회장 MB측에 인사청탁 수십억 건넨 정황 수사

by이승현 기자
2018.02.27 21:12:36

'08년 MB 사위에 건넨 거액 우리금융회장 임명 대가 의심
국정원 특활비 수수·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이어 새 뇌물 의혹

[이데일리 윤여진 이승현 기자] 검찰이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77) 전 대통령 측에 인사를 청탁하며 수십억원대 금품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혐의에 이어 이 전 대통령의 새로운 뇌물 의혹이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이데일리DB)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최근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차례 불러 지난 2008년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48) 삼성전자 전무에게 수차례에 걸쳐 수십억원대 금품을 전달한 의혹을 추궁했다. 검찰은 이날도 이 전 회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전날에는 이 전무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소환해 자금수수 경위와 이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에 임명되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건넨 것인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무에 대해선 자금을 받아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고려대 출신인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역임했고 대선캠프에서도 경제특보를 지낸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힌다.

그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금융감독원장과 한국거래소(당시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등 주요 금융기관장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측근 인사 논란으로 임명되진 않았다. 결국 그해 6월 정부가 최대주주였던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해 2013년 6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 시절 공공기관장 자리를 둘러싼 이른바 ‘매관매직’(賣官賣職)이 더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이 전 회장과 이 전무를 상대로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