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검출” vs “호도 말라”…나주시-한난, SRF 침출수 공방전 ‘2R’

by문승관 기자
2021.07.07 17:45:13

한난 “야적장 주위 다양한 요인 있어…수질검사 적합판정 받아”
“나주시 끼워 맞추기 식 조사 발표, 지역주민 갈등 조장에 유감”
가동중단 요구한 나주시 “SRF 야적장 침출수 검사 중금속 검출”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싸고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인 나주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가 SRF연료 저장소 침출수 문제로 다시금 맞붙었다. 지난달 나주시가 장성복합물류센터 고형연료(SRF) 야적장에서 채취한 침출수 검사 결과 카드뮴과 납 등 중금속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히자 한난은 나주시가 끼워 맞추기 식 조사결과 발표와 지역주민 갈등을 조장하는 언론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되받아쳤다.

한난은 7일 나주시가 채취한 시료에 대해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과 절차를 지키지 않고 야적장 배수로 바닥을 긁어 침전물 등이 혼합된 상태로 채취했다며 이는 ‘침전물 등이 부상해 혼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법적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나주SRF열병합발전소 전경(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한난은 “나주시는 법과 규정을 지켜야 할 지자체이면서도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2005년 장성복합물류센터 설치 후 10여 년간에 걸쳐 쌓인 배수로 퇴적물을 긁어내 채취함은 물론 배출허용기준에 전혀 문제가 없는 수질검사결과를 기준이 불분명한 소위 ‘빗물’과 비교해 마치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주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성복합물류센터 우측에는 화물철도와 고속철도, 인근에는 호남고속도로와 고창담양고속도로가 있어 초대형 화물차 교통량이 많은 곳으로서 SRF 야적장의 배수로는 장기간에 걸쳐 이와 같은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상적인 토양에도 미량의 중금속은 포함돼 있고 대기 중 중금속 등이 강우 등에 섞여 토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난은 장성복합물류센터 내 우수에 대한 하천 방류수 수질기준과 수질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의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자 하천 방류 지점에서 수질 채수 후 분석한 결과 9가지 항목 모두 법적 기준에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한난 관계자는 “나주시가 이러한 인과관계를 무시하고 수겹으로 밀폐 포장한 SRF 연료와 배수로 바닥을 긁어 채취한 침출수 사이의 연관관계를 찾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지난해 시행한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의 시민참여형 환경영향조사 당시 연료 품질을 검사한 결과 모두 법적 기준에 충족했고 발전소 굴뚝에서 납, 비소, 카드뮴, 수은 등 5개 항목을 측정한 결과 불검출되는 등 현재도 대기오염물질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배출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SRF열병합발전소 가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나주시는 이날 장성복합물류센터 고형연료(SRF) 야적장에서 채취한 침출수 검사 결과 카드뮴과 납 등 중금속 성분이 검출됐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나주시는 지난달 15일 5곳에서 침출수를 채취해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항목은 ‘납·비소·카드뮴·수은’ 등 중금속 4가지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총질소, 총인, 부유물질 등 모두 9가지다. 조사 결과 BOD은 2828.4ppm(㎎/ℓ), COD은 1717.6ppm으로 측정됐다고 발표했다.

나주시는 “지난 2011년 한국청정기술학회에서 밝힌 순수 빗물에 포함한 해당 성분과 비교했을 때 BOD는 약 4040배, COD는 약 1145배 높은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적한 SRF에서 다량의 오염원이 발생하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연료 사용에 대한 불신이 가중하고 있다”며 “난방공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연료의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한난이 2700억원을 들여 건설한 나주열병합발전소는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과 공동주택에 집단 열원을 공급하는 발전소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간 SRF열병합발전 설비는 발전연료인 SRF 반입을 놓고 지역사회와 시공사, 운영주체인 한난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며 가동을 못 하고 있었다. 한난은 나주시를 상대로 ‘사업개시신고 수리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지난 4월15일 승소해 발전소 가동의 법적 정당성을 확보한 뒤 지난 5월26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나주시와 해당 지역 주민 대책위원회가 가동중단을 요구하며 항소한 상황이다. 발전소가 3년 넘게 가동하지 못하자 한난은 광주에서 생산한 SRF연료를 장성복합물류터미널에서 보관해 왔다.

강인규(오른쪽)나주시장이 지난달 15일 장성복물류터미널을 찾아 한난이 보관중인 SRF연료에 대해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배수구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나주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