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결제하면 혹시 안되나요?‥배달앱 캐시백 응모해보니

by김유성 기자
2020.12.29 17:46:15

[체험!금융] 응모는 간편..안내는 부족
페이로 결제하면 할인 대상 여부 알기 어려워
배달료 포함 2만원 넘으면 할인대상 포함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시작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결제액 일부(8만원 중 1만원)를 환급해주는 ‘집콕 외식생활’ 이벤트(이하 배달앱 캐시백 이벤트) 얘기다.

배달앱이라는 한정된 경로를 통한 지원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부응하면서 외식 자영업자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얼마나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는 직접 신청해 봤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이번 행사는 9개 카드사(국민, 농협, 롯데, 비씨, 우리, 삼성, 신한, 하나, 현대)가 모두 참여한다. 각 카드사의 홈페이지나 앱에 들어가서 캐시백 이벤트에 먼저 응모해야 한다. 기자는 보유하고 있는 신한카드로 이벤트에 신청했다.

신한카드 앱에 들어가면 첫 화면에 ‘신한카드 마이샵 혜택’ 메뉴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그걸 클릭해서 들어가면 응모 화면이 나온다. 신한카드가 진행하는 다른 쿠폰 이벤트와 함께 배치돼 있어 찾기도 비교적 쉬웠다.

여기서 ‘정부지원소비쿠폰’ 항목의 ‘혜택 더하기’ 버튼을 누르면 응모 절차는 끝난다. 별도의 인적사항 기입도 필요 없었다. 신한카드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쿠폰 이벤트 응모와 다를 게 없었다.

신한카드 페이판에서 볼 수 있는 응모 화면. 다른 신한카드의 쿠폰 이벤트와 동일하게 응모할 수 있다.
더하기가 완료되자 행사 안내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배달의민족, 요기요를 비롯해 배달앱 캐시백 이벤트에 참여하는 곳 등에 대한 안내다.

직접 주문을 하기 위해 배달의민족 앱을 열고 동네 치킨집에서 파는 피자 1개를 시켰봤다. 총 주문금액은 2만1000원이었다. 음식값 1만9000원에 배달팁 2000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카드 결제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이용했다. 네이버페이에 미리 등록된 신한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배달의민족은 네이버페이와 함께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배민페이를 통해 카드 결제를 돕고 있다.

주문과 결제를 완료하자 배달의민족 메시지가 전송됐다. 곧 음식이 배달된다는 일반적인 메시지다.



그런데 배달앱 캐시백 이벤트에 응모가 됐는지 알려주는 문자나 알림은 없었다. 신한카드 앱인 신한페이판에 들어가서도 배달앱 캐시백 이벤트에 응모가 됐는지 여부를 알 수 없었다.

신한카드의 결제 목록에는 방금 결제한 ‘배달의민족’이 아닌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 2만1000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신한카드가 아니라 네이버페이로 결제된 것으로 인식돼 할인을 못받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밀려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경우에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로 결제를 하더라도 배달앱 캐시백 이벤트에 참여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놨다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으로 통해 카드 결제가 이뤄진 경우 카드사는 사용 용처를 알 수 없다. 식당에서 썼는지 마트에서 썼는지 구별할 수 없고, 결제 통로인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의 이름만 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배달앱이 직접 카드사에 구체적인 주문 정보를 제공토록 바꿨다. 이번 행사의 주무 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이재식 외식한업진흥과 과장은 “(이번 행사 진행을 위해)배달앱이 카드사로 결제 정보가 전달되도록 시스템을 구비토록 했다”면서 “문자를 못 받았거나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없다고 해도 이미 할인 대상으로 카운트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궁금증이 남는다. 음식값은 2만원 미만인데, 배달팁까지 더해져 2만원이 넘으면 캐시백 대상이 될까 되지 않을까. 이 과장은 “최종 결제액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2만원만 넘으면 (배달앱 캐시백) 대상자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앱에서 결제하고 직접 매장으로 찾으러 가도 (배달앱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내 문자 메시지 송신 여부는 카드사마다 달랐다. 신한카드는 아직 배달앱 캐시백 대상자에 대한 안내 서비스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카드는 건건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준다. 현대카드는 배달의민족과 배민현대카드를 함께 출시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다만 신한카드 관계자는 “당장 확인은 어렵지만 하루 정도 지나면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캐시백 회차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 전표가 카드사로 매입되면 즉각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2만원 이상으로 액수를 제한한 것은 1인 가구를 이번 혜택에서 배제한 것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다. 1인 가구가 먹기에는 2만원어치 배달 음식은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도 외식할 때가 있는데 2만원으로 액수를 제한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배달앱 캐시백 이벤트는 선착순으로 예산 소진 시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