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發 쓰레기대란 '미리 대비'… 폐플라스틱 직접 비축나서

by최정훈 기자
2020.04.22 17:53:02

환경부, 폐플라스틱 공공비축 착수·가격연동제도 적용
폐플라스틱 허용 보관량의 80% 이르러…공공에서 비축하기로
아파트와 수거업체간 1년 단위 계약대금에 품목 시세도 반영하도록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와 국제 유가 연일 하락으로 국내 폐플라스틱과 폐지의 수출 등 판로가 막히면서 쓰레기 대란 위기에 다다르자 정부가 폐플라스틱 직접 비축하기로 했다. 또 아파트와 수거업체와의 계약대금에도 재활용 품목의 시세를 반영하도록 했다.

지구의 날인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자원순환센터에 수거된 재활용품이 가득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22일 환경부는 국내 재활용품 수거체계 안정화와 시장충격 최소화를 위해 폐플라스틱 공공비축에 착수하고 가격연동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재활용품의 수출 감소와 가격하락이 이어지면서 마련됐다. 지난해 2월 1kg당 83원 수준이던 폐지가격은 올해 3월 56원까지 떨어졌고, 폐플라스틱 재생원료도 지난 한 달동안 대체재 관계인 플라스틱 신규원료의 가격이 35.5%까지 하락하면서 14%가량 떨어졌다.

이에 적체가 이어지는 폐플라스틱의 경우 적체심화가 우려되는 페트병부터 공공비축을 추진하되 비축되는 투명 페트병을 활용해 재생원료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한다. 페트병 재생원료는 주 수요처인 미국, 유럽으로의 수출이 둔화돼 이 달 기준 업체 보관량이 약 1만 3000t으로 허용보관량(1만 6000t)의 80%에 이르렀다. 환경부는 이달 이후 보관량의 적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공공비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에 비축하는 부가가치가 높은 재생원료를 장섬유나 보관용기 생산 등 최종 수요처와 적극 연계해 재생원료의 적체 완화뿐 아니라 저품질 중심인 재활용시장의 체질개선도 유도해나갈 예정이다. 다른 재질의 폐플라스틱 재생원료의 경우 주요 수요처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재개되는 추세로 적체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면서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이어 재활용품 수거체계 안정화를 위해 민간수거업체와의 계약으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가격연동제도 적용한다. 가격연동제는 2018년 발생한 수도권 공동주택 폐비닐 수거거부사태 이후 도입된 제도로, 재활용품의 가격변동이 큰 경우 민간수거업체가 공동주택에 지급하는 1년 단위의 재활용품 매각대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환경부는 주요 △재활용품목 시장가격 변동률 △물가상승률 △처리비용 상승률 △유통구조상 수거업체의 실질이윤 감소율 등을 반영해 분기별 계약시점에 따라 재활용품 매각 수거대금 조정안을 산출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2분기 계약이 이루어진 경우 매각대금의 39.2%를 하향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이러한 조정안을 토대로 지역·공동주택별 여건 차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공동주택과 수거업체 간의 단가 조정 등을 추진하는 가격연동제 적용 지침을 이날 지자체에 통보했다.

아울러 환경부는 생활폐기물 처리주체인 지자체와의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 가격연동제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적용되도록 중앙·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재활용품목 공공비축과 공공수거체계 전환 준비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생활의 불편함이 가중되지 않도록 재활용품목 수거체계에 차질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어려운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고 공동주택과 수거업체 간 상생을 위해 주민들과 관련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널리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자료=환경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