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개치는 기업사냥꾼]③폴슨·애크먼도 `쓴맛`…공격만큼 실패도 늘었다
by이민정 기자
2017.05.15 17:12:20
존 폴슨, AIG 주가 지지부진하자 지분청산 및 이사회 떠나
애크먼, 밸리언트 투자..헤지펀드 사상 최악의 투자로 꼽혀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행동주의 투자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기업에 자사주 매입, 기업분할, 인수합병 등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이며 공격적으로 요구한 뒤 기업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업 주가가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오르지 않을 때 보유하고 있던 기업 주식을 팔고 딴 먹이감을 찾아 떠난다.
지난 4월 헤지펀드 폴슨앤코를 이끄는 행동주의 투자자 존 폴슨은 미국 최대 보험사 AIG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AIG 실적이 지지부진하자 폴슨이 폴슨앤코의 AIG 지분을 팔아버리고 이사직에서도 물러나면서 AIG에서 손을 떼 버렸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 AIG는 작년 4분기 3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폴슨은 AIG 주가 상승 등을 위해 기업분할을 요구했으나 AIG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IG는 폴슨이 실적 부진 책임을 물어 또 다른 행동주의 투자계의 거물 칼 아이칸과 손잡고 요구한 피터 핸콕 AIG CEO 경질만 받아들여 그를 해고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인 빌 애크먼도 최근 쓴 맛을 봤다. 캐나다 대형 제약사 밸리언트 지분을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던 애크먼은 투자 실패를 인정하고 지난 3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주당 11달러에 팔았으며 투자손실률은 90%에 달한다.
애크먼은 자신이 세운 헤지펀드 퍼싱스퀘어 캐피털매니지먼트를 통해 2015년 3월 당시 주가가 196달러 수준이던 밸리언트 주식 32억달러 어치를 샀다. 이후 밸리언트 지분률을 9.9%까지 늘렸다. 그러나 밸리언트는 회계장부 조작과 약가 단합 스캔들에 시달리면서 주가가 1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애크먼은 밸리언트 이사회에 참여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자산 매각 등에 나서면서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지지부진했다. 애크먼의 밸리언트 투자 사례는 헤지펀드 최악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다니엘 롭이 이끄는 헤지펀드 써드포인트가 애플 주식을 팔고 메세지앱 스냅챗 모회사인 스냅 주식을 산 것도 같은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써드포인트는 올 1분기에 애플 주식 185만주를 매각했다. 같은 기간 올해 상장한 스냅 주식 225만주를 사들였다. 앞서 써드포인트는 지난 2013년 미국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SPE)의 엔터테인먼트부문 분리 독립을 거세게 요구했지만 결국 이러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