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자` 열기 코스닥 퍼지나…제약·바이오 반등 주목

by이후섭 기자
2019.01.29 16:19:47

이달 중순 이후 2000억원 가량 순매수…710선 회복
IT부품株 상승세…"외국인 순매수 중소형주로 매기 확산"
제약·바이오 매수세 몰려…"이번주 실적발표 분수령"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이달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코스피 상승세가 코스닥으로 옮겨가고 있다.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끈 외국인이 최근 코스닥에서도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보기술(IT) 부품주(株)에 이어 제약·바이오도 반등에 나설지 주목된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18일 이후 1983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연초 이후 미중 무역분쟁,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28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 변동성을 키웠다. 그러나 최근 순매수 전환하면서 이달 외국인의 매도폭은 838억원으로 줄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4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의 온기가 코스닥시장에도 퍼지는 양상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7% 가까이 오르며 218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닥지수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연초 650선까지 주저앉았던 코스닥지수는 이달 6.2% 오르며 세 달여 만에 710선을 넘어섰다. 특히 IT 부품주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서울반도체(046890) 선익시스템(171090) 제이스텍(090470) 등 그간 낙폭이 과대했던 스마트폰·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반등이 이어지고 있다. 김상표 키움증권 성장기업분석팀장은 “IT 업종에 대한 낮아진 실적 기대치와 낙폭 과대 인식이 코스닥 IT 기업에 대한 매수세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더불어 기관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당분간 IT 중소형주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8일 이후 기관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권에는 가장 많은 매수세가 몰렸던 서울반도체(261억원)를 비롯해 AP시스템(265520)(153억원) 에스에프에이(056190)(91억원) 원익IPS(240810)(82억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 팀장은 “외국인이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IT 대형주 중심으로 3조원의 강력한 순매수 행진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시장 내 IT 중소형주로 매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제약·바이오주의 반등 여부도 관심사다. 코스닥 주도주인 제약·바이오주도 반등에 나설 경우 코스닥지수의 상승세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말 호재와 악재가 뒤섞이며 큰 변동성을 보였던 제약·바이오주는 이달 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의 기술수출 기대에 힘입어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 단기 모멘텀 이후에는 이렇다할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에 접어들면서 실적에 따라 등락이 거듭되는 양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제약·바이오 업종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많이 낮아졌으나 1분기 실적 개선 기대도 없기에 모멘텀이 당분간 부재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근 외국인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주를 사들이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8일 이후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은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590억원)를 사들였으며, 바이로메드(084990)(328억원) 신라젠(215600)(150억원)이 뒤를 이었다. 오스템임플란트(048260)(103억원)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증시 상승세에서 다소 소외됐던 제약·바이오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지 주목되는 가운데 설연휴를 앞둔 이번주가 분수령으로 꼽힌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068270)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미국 제품명 인플렉트라)의 미국 매출을 확인한 수 있는 화이자의 실적 발표가 이날(현지시간) 예정돼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오는 31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며 “대웅제약의 나보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는 오는 2월 2일 검토될 예정인데, 이들 이벤트 결과에 따라 제약·바이오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