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영은 기자
2016.05.12 18:23:07
리용무 등 국방위 간부들 7차 당대회서 정치국에서 탈락
"박봉주·최룡해 상무위원 발탁은 대중 외교 염두"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이 최근 제7차 노동당 대회(당대회)를 계기로 향후 당 중심 지배·통치 체제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국방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하고 군부를 견제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2일 세종연구소가 개최한 ‘제3차 세종프레스포럼’에서 “이번 7차 당대회에서 많은 간부들이 승진하거나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진입한 반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 리용무, 오극렬은 정치국에서 탈락했다”며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비해 수적 열세에 있는 국방위원회의 위상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봤다.
정 실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2012년 리영호 총참모장과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해임 이후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은 대체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 이상의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 지도부 주요 보직에 군부 엘리트를 기용했던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당대회에서 인민무력부장과 총참모장이 정치국 위원 그룹에서 뒤쪽에 호명되고 있는 점을 들어 “김정은이 과거에 비해 군부 인사들을 상대적으로 포용하되 정치국 내에서 과거보다는 낮은 위상을 부여함으로써 그들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통제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정 실장은 “향후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되면 국방위원회를 ‘공화국 군사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공화국 군사위원회 위원장직에 취임하면 중국처럼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공화국 군사위원회 구성을 일치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박봉주 내각 총리와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발탁된 것은 대(對)중국 외교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판단했다.
정실장은 “북한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중국은 국가주석과 국무원 총리, 전인대 상무위원장, 핵심 당 간부들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직책을 가지고 있다”면서 “향후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이뤄질 경우, 북중 핵심간부들의 당내 위상차로 발생할 수 있는 고위급 교류에서의 ‘격’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정은의 특사로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는 최룡해가 다시 북한의 대중국 관계개선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 실장은 박봉주 내각 총리의 상무위원 발탁에 대해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대한 박 총리의 기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북한 지도부에서는 매우 드물게 개혁적인 성향인 박봉주의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 실장은 북한의 5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북중간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북한이 협상력 제고 차원에서 미국의 차기 행정부 출범하기 전, 올해 연말께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흥 연구위원은 “조만간 제5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도해 빠른 시일 내로 핵무기를 소형화시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해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