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서 빛난 리츠주…방어주 역할 '톡톡’
by신하연 기자
2025.04.08 17:07:56
최근 한달, 시장 수익률 상회
일부 리츠는 플러스 수익률 기록
고배당·경기방어 특성 재조명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최근 한 달간 증시의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하락장에서 방어주의 면모를 드러냈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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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월7일~4월8일) KRX부동산리츠인프라 지수 수익률은 -5.57%로, 같은 기간 코스피(-9.39%), 코스닥(-10.41%)은 물론 전체 테마지수 평균 수익률(-10.08%) 대비로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부 구성종목이 최근 급등한 덕분에 같은 기간 전체 지수 수익률이 약보합(-0.68%)에 그친 코스닥150 거버넌스 지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테마 지수 중 가장 안정적인 흐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충격에 증시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리츠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던 셈이다.
개별 종목별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맥쿼리인프라(088980), SK리츠(395400), 롯데리츠(330590), ESR켄달스퀘어리츠(365550), KB발해인프라(415640), 한화리츠(451800), 신한알파리츠(293940),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4% 수준에 그쳤다. 역시 같은 기간 주요 지수 낙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일부 리츠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KB발해인프라와 한화리츠는 지난 한 달간 각각 4%, 0.81% 올라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리츠의 상대적 강세는 하락장 속 피난처를 찾는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리츠의 경기 방어적 성격과 높은 배당수익률이 재조명되면서 리츠가 다시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츠는 내수 경기 침체와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도 여타 경기 민감주 대비 주가 변동성이 덜한 편이다. 또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전환이 가시화된다면 자금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자산 등에 투자하고 임대 수익이나 자산 매각 차익을 바탕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구조다. 법적으로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금으로 환원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시총 기준 상위 10개 리츠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을 살펴보면, 1년 주당배당금을 연말 종가로 나눈 연환산수익률 평균은 8.35%로 현재 평균 3%대 수준인 1년 만기 적금 금리를 훌쩍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배당 등 리츠의 장점이 밸류에이션 하단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 등 리스크에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경기 변동에 아예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리츠의 경우 향후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