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지진피해' 경주, 특별재난지역 선포 적극 검토"

by이준기 기자
2016.09.20 19:32:22

황남동 한옥마을-월성 원전 잇따라 찾아
"제로베이스서 지진대비책 만들라" 지시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지진 피해를 본 경북 경주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또 제로베이스에서 지진 대비 대책을 만들어 신속히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주 황남동 한옥마을을 전격 찾은 자리에서 “하루빨리 피해를 복구하고 피해 지원도 빨리 해 주민들이 다시 안정을 찾고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남동 한옥마을은 이번 지진으로 한옥 3300여동 가운데 670여동에서 기와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봤다.

정부 조사결과 피해액이 75억원이 넘으면 대통령령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고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각종 행정과 재정, 금융, 의료 등의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이에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은 “(이번 지진은) 특별한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진단지원팀을 투입해 (안정성을) 검토 중”이라며 “주민들 입장에서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현장행은 북한의 제5차 핵실험과 대규모 지진 발생이 맞물리면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민심을 조기에 수습하는 한편 무능한 늑장대처로 땅에 떨어진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간 박 대통령은 북핵·미사일 등 안보문제에 집중하고자 지진은 정부 차원의 자체 대응에 맡겨왔었으나 매뉴얼도, 골든타임도, 사후대책도 없는 이른바 ‘3무(無)대책’이라는 국민비판이 이어지자 직접 대응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 대통령은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 있는 월성 원전으로 자리를 옮긴 후 관계자들에게 “원자력발전시설은 단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국가의 중요한 기간시설”이라며 “철저한 안전조치가 요구되는 만큼 지진방재대책을 꼼꼼히 재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이번 지진을 교훈 삼아 원자력발전소, 방폐장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지진 방재 대책을 전면 재점검함으로써 앞으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더 큰 규모의 지진에도 철저히 대비해 주기를 바란다”고 내각에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