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 첫발 뗐지만…與野 기 싸움에 가시밭길 예고(종합)
by유태환 기자
2018.06.27 17:27:24
27일 국회 귀빈식당서 원내대표단 회동
탐색전만 한 채 종료…내일 원내수석 실무협상
홍영표 "오늘 결과 봐선 이번 달까진 어렵다"
김성태 "구체적인 협상내용 전혀 진전 없다"
알짜 상임위 차지 동상이몽 속 협상 난항 전망
|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위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각자 다른곳을 바라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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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이 27일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각 당의 입장조차 교환하지 못한 채 돌아섰다.
지난달 21일 열린 정세균 전(前) 국회의장 주재 주례 원내대표단 회동 이후 약 한 달 만에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탐색전만 벌인 셈이다. 여야는 다음날부터 원내수석부대표 간 실무회동을 가동하기로 했지만 논의 속도를 볼 때 민주당이 당초 목표로 한 ‘6월 내 원구성 마무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회동 종료 뒤 “오늘은 오랜만에 만나서 상견례를 한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국회정상화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신뢰를 갖고 빠른 시일 내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의견을 같이했다”고 논의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일단 원내수석 간에 실무협상을 최대한 가동하고 그것 진도를 보면서 원내대표가 다시 만나서 (협상)하는 것으로 했다”면서도 “오늘 결과로 봐서는 이번 달까지 (협상이 마무리)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여야는 이날 협상 패를 먼저 보이지 않기 위해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구체적인 협상내용까지는 아직 전혀 진전이 없었다”며 “원구성 패를 들여다보려고 다들 노력했지 정작 자기 패를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구체적인 얘기는 오늘 전혀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여야의 이런 태도는 4개 교섭단체 간 합의 과정이 그만큼 가시밭길임을 예고한 것이다. 의석수에 따른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평화와 정의’ 간 8:7:2:1 상임위원장 배분도 각 당이 서로 알짜 상임위를 노리고 있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집권여당이자 원내1당인 민주당은 한국당이 여당 몫으로 주장하며 가져간 상임위를 되찾아오겠단 전략이다. 한국당은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6년 원구성 협상에서 ‘책임 있는 국정운영’을 주장하면서 각각 청와대와 행정안전부·국방부·국가정보원을 소관기관으로 하는 운영위·행안위·국방위·정보위 위원장직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당은 국회의장 자리를 여당에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법제사법위원장 사수’를 최우선 목표로 내건 모습이다. 법안통과의 두 길목 중 하나인 본회의 사회권을 갖는 국회의장을 민주당이 맡는 만큼, 사실상의 상원 역할을 하는 법사위는 야당 몫이 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권교체 뒤 전반기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법안 발목을 잡아왔다는 인식이 강한 민주당 내에서는 최근 “어떻게든 법사위도 가져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읽힌다. 다만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독차지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져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공세용 카드”라는 지적도 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와 정의’ 간 기 싸움도 변수다. 양측은 국회부의장 두 자리 중 한자리를 자신들이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상임위원장직 수도 견제 중이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평화와 정의’가 상임위원장 2석과 국회부의장을 주장하는데 떼법은 안 된다”고 날을 세웠고, 장병완 ‘평화와 정의’ 원내대표는 “다당제 체제를 바탕으로 해서 과거의 바람직하지 못한 관행이 있으면 관행을 뛰어넘어 원구성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