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도망가!” 줄 풀어줘도 집 지킨 강아지…가족 다시 만났다

by권혜미 기자
2025.07.08 16:41:35

지난 3월 산불 현장서 구조된 개 ‘몽실이’
목줄 풀어줬지만…집 지키다 심한 화상 입어
2개월 간 집중 치료, 퇴원해 가족들과 재회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지난 3월 경북 의성·안동 등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수많은 동물들이 죽거나 큰 화상을 입어 안타까움을 안긴 가운데, 주인이 목줄을 풀어줬지만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집을 지킨 반려견 ‘몽실이’의 근황이 전해졌다.

사진='도로시 지켜줄개' 공식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가족이라면서요'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가족이라면서요’에 공개된 영상 ‘화상을 입었지만, 행복할 수 있는 아이들’에는 화상 치료를 끝내고 가족에게 무사히 돌아간 반려견 몽실이의 근황이 공개됐다.

몽실이는 지난 3월 산불 당시 주인인 노부부가 살던 집이 전소된 후에야 뒤늦게 발견됐다. 당시 급히 대피한 노부부가 “도망가라”고 목줄까지 풀어줬지만 몽실이는 그 집을 끝까지 지켰다고 한다. 심지어 집 안에 아직 노부부가 있는 줄 알고 불타는 집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다 화상을 입고 말았다.

몽실이의 치료를 담당한 SNC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3살 밖에 되지 않은 몽실이는 구조 당시 사지 전반·얼굴에 2도 화상, 등부터 꼬리까지 3도 화상을 입는 등 심각한 상태였다. 화상 부위가 깊어 감염이 멈추지 않았던 몽실이는 지속적인 통증에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가족이라면서요' 캡처
하지만 기적은 존재했다. 약 2달 간의 치료를 마치고 새살이 돋아난 몽실이는 지난달 드디어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멀리서부터 가족을 알아본 몽실이는 꼬리를 흔들며 달려가더니 엄마에게 먼저 가서 반가운 듯 배를 뒤집고 누웠다. 엄마는 “고생했어, 우리 몽실이. 도망가지 왜 엄마 기다린다고”라며 건강해진 몽실이의 몸을 쓰다듬었다. 이어 몽실이 치료에 도움을 준 관계자들에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몽실이의 구조를 도운 ‘도로시 지켜줄개’ 측은 SNS에 “끝내 지켜냈다. 살고 싶다는 눈빛으로 버텨줬던 몽실이, 그 믿음을 우리도 끝까지 놓지 않았다”며 “몽실이는 건강히 회복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