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판매금지에 항복…애플, 인니에 10억달러 투자 약속

by양지윤 기자
2025.02.25 16:49:37

이번주 투자 합의각서 서명 후 판매 허가
5개월 줄다리기 협상 끝에 합의
투자 외 R&D 교육 프로그램 등도 제공
"더 많은 투자 유도 강경 전략 성공"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인도네시아가 애플 아이폰 금지령을 해제했다. 애플이 1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이폰16 판매 금지 조치를 거둬들인 것이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4월 17일 자카르카에 있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를 떠나고 있다.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이폰16에 대한 판매 금지를 해제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양측은 5개월간 줄다리기 협상을 한 끝에 애플이 인도네시아에 10억달러 투자를 약속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르면 이번주 합의 각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후 인도네시아 통신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폰16 판매 허가를 즉시 발급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아이폰 금지령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국내 제조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판매 허가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애플은 인도네시아에 1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고,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도록 장관들에게 지시하면서 매듭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지난달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하면서 갑자기 금지 조치를 유지했다.

양측은 10억달러 투자 외에도 애플이 현지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R&D)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엔지니어들이 애플 제품과 유사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한 소식통은 “이 조치는 애플이 국내에 R&D 시설을 설립하도록 압박해 온 정부를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당장 인도네시아에서 아이폰을 직접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계약은 인도네시아의 승리”라며 “주요 외국 기업이 인도네시아를 단순히 판매 허브로 사용하는 대신 현지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현지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 강경한 전략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국민이 약 2억 7800만 명인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이중 절반이 44세 미만이며 기정보기술(IT)에 친숙한 데다, 인구수보다 많은 3억5000만대의 스마트폰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휴대폰 제조 업체에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까닭에 애플이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