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노래방 도우미지만…” 尹 탄핵 집회에 등장한 여성
by권혜미 기자
2024.12.12 16:38:14
11일 부산 서면서 열린 ‘尹탄핵’ 집회
자신을 ‘노래방 도우미’라 소개한 A씨
“정치와 소외된 시민들에 관심 가져달라”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전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부산에서 자신을 노래방 도우미라고 소개한 한 여성의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부산 서면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여성 A씨는 자신을 “저는 저기 온천장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소위 말하는 술집 여자”라고 소개하며 단상에 올랐다.
A씨는 “‘너같이 무식한 게 나대서 뭐 하냐?’ ‘사람들이 너 같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 같냐’는 말에 반박하고 싶어서, 또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저를 경멸하거나 손가락질하실 걸 알고 있지만 오늘 저는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서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자 이 자리에 용기 내 올라왔다”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며 “우리가 이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난 다음에도 계속해서 정치와 우리 주변의 소외된 시민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A씨는 “우리는 박근혜를 탄핵했고 또 윤석열을 탄핵할 것이지만 동시에 우리 국민의 절반은 박근혜와 윤석열을 뽑은 사람들”이라며 “내 집값이 오른대서, 북한을 견제해야 해서, 내가 속한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그렇게 부추겨서 국민의 절반이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왜 그러는 걸까요? 강남에 땅 있는 놈들이라 그렇다 쳐도, 쥐뿔도 가진 것 없는 20~30대 남성들과 노인들은 왜 국민의힘을 지지할까요?”라고 자문하며 “그것은 시민 교육의 부재와 그들이 소속될 적절한 공동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는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우경화가 가속화되는 시대 한복판에 서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을 막지 못한다면 또 다른 윤석열이, 또 다른 박근혜가, 또 다른 전두환과 박정희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시 한 번 관심을 촉구한 A씨는 “쿠팡에서는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파주 용주골에선 재개발의 명목으로 창녀들의 삶의 터전이 파괴당하고 있다. 동덕여대에서는 대학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고, 서울 지하철에는 여전히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가 보장되고 있지 않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여성을 향한 데이트 폭력이, 성소수자들을 위한 차별금지법이, 이주 노동자 아이들이 받는 차별이 그리고 전라도를 향한 지역혐오 등 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완벽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의 발언 영상은 SNS, 커뮤니티 등에 널리 확산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엑스(X·구 트위터)에서는 12일 오후 4시 20분 기준 조회수 198만을 기록했으며, 13만명이 리트윗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