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6.09.07 19:10:00
美 LNG 업계, 130년만에 수출 전환 프로젝트
멕시코 외자유치 본격화..기아·삼성·공기업 투자↑
성공불융자 0원, 멕시코 직항노선조차 없어
"일관된 정책 플랜 실종, 정권 말기 복지부동 심각"
[루이지애나·멕시코시티=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내 해외자원개발이 글로벌 자원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일본·중국 등 경쟁국의 움직임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최근 있었던 부실 해외자원개발 논란을 이유로 필요한 정책개발조차 등한시 하는 공무원의 ‘복지부동’ 행태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사빈패스 발전소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LNG 발전소의 수출 전환 프로젝트(1월 기준 41개)가 진행 중이다.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공급 과잉이 일어나자 미국의 자원개발 업체들이 수입에서 수출기지로 바쁘게 전환 중이다. 스페인 해외자원개발 민간기업인 렙솔의 장영길 이사는 “130년간 지속돼 온 미국의 에너지 수입·보존 정책이 개편되는 주목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인접한 멕시코의 에너지시장도 셰일가스로 인해 술렁이고 있다. 미국은 애리조나주-헤르모실로(Hermossilo)를 연결하는 가스관(339km)을 비롯해 멕시코 남부 쪽으로 배관망을 넓히고 있다. 미국 업계는 멕시코로 수입되는 가스의 70% 가량(2014년 기준)을 이미 차지한 상태다.
그럼에도 멕시코는 발전·석유·가스 부문의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외자 유치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국영석유회사(PEMEX)가 부정부패, 방만경영으로 자원 생산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015760) 등 에너지공기업을 비롯해 기아차(000270),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포스코(005490) 등도 멕시코 시장 개척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처럼 급부상하는 자원개발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는 분위기다.
해외자원개발을 지원하는 성공불융자는 올해 0원으로 편성됐다. 신규사업은 33건(2013년)에서 10건(2015년)으로 줄었다. 2008년 멕시코의 만사니요 LNG 계약 이후 현재까지 체결된 공기업의 ‘LNG 기술 수출’은 전무하다. 내년까지 FTA 체결을 추진한다면서 인천-멕시코 직항노선조차 없는 실정이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DOE)는 30년간 셰일가스 연구개발(R&D)을 꾸준히 지원해 오늘날 가스 수출의 밑거름을 만들었다. 일본의 미쯔이, 이토츠 등은 미·멕시코 관련 자원개발 사업 대주주로 공격적인 지분 투자에 나섰다. 일본은 작년에 해외자원개발 지원 예산을 전년보다 늘린 632.5억엔을 책정했다. 중국의 해외자원개발 투자액도 712억1000만달러(2014년 기준)로 한국보다 10.5배나 많았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정권 말기에 민감한 일 벌이지 말자’며 눈치 보는 분위기가 공직사회에 확산된 상태”라며 “해외 선진국, 업계는 뛰고 있는데 정부는 일관된 장기 플랜도 의지도 없어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