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도 ‘4.1조원’ 깎은 내년 예산안 통과(상보)

by황병서 기자
2024.12.10 17:23:06

예비비 등 복구 거절, 지역화폐도 0원
여야정 뒤늦게 협상 재개했지만 결렬
민주 “증액 필요하면 추후 추경 방식 활용”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조 1000억원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예산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것은 사상 초유다.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는 10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2025년도 수정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서 278명의 의원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 183명, 반대 94표, 기권 1표로 확정됐다. 애초 정부가 제출한 677조원 규모의 예산안 가운데 민주당 주도로 4조 1000억원 삭감한 규모다.

앞서 정부·여당과 야당은 전날부터 협상을 벌여왔으나 끝내 결렬됐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을 만나 여야 간 예산 합의가 결렬됐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도 삭감분 4조 1000억원 중 1조 6000억원을 복원하고 야당이 요구했던 예산을 일부 반영해 제안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은 재해대책 등 예비비 1조5000억원, 민생침해 수사관련 경비 500억원, ‘대왕고래 유전개발’ 예산 5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을 복원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여기에 사회적 약자와 인공지능(AI) 등 경제활성화 관련 예산 1조 5000억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 3000억원 등 1조8000억원 증액 예산도 제안했다. 당초 정부 예산안에서 7000억원이 삭감되는 예산이다.

그러나 협의 과정에서 민주당은 여당과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비비 복원 등을 문제 삼았다.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기재부 입장을 요약하면 예결위에서 감액한 4조 1000억원 중 2조 1000억원을 복원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액된 예산을 복원하려면 복원 규모에 맞게 민생 예산이 증액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민주당이 견지했고, 이러한 입장을 기재부가 수용하지 않았고 국민의힘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예산안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말했다.

야당은 필요하다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민생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증액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추후 추경(추가경정예산) 등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